[이제는 지방시대] 경제자유구역 영토 넓혀… 인천, 글로벌 도시로 가즈아∼

지방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천에 2차 경제자유구역이 추진된다. 외국인 투자촉진을 위한 구상도 가시화되고 있다.

2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은 인천항만공사가 경인아라뱃길 조성을 위해 준설토 투기장으로 조성한 북인천복합단지 82만5000㎡를 매입 추진키로 했다. 2차례나 유찰된 땅이지만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금싸라기 땅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상토지는 청라국제도시 내 하나금융타운, 달튼외국인학교 및 스타필드청라 개발부지와 인접해 있다. 게다가 공항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와도 접해 있다. 청라국제도시와 연계한 개발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인천경제청은 향후 대상 토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고 다각적인 개발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수변공간을 활용한 복합레저단지나 서부산업단지와 연계한 도시첨단산업단지, 혹은 드론이나 영상미디어산업 등의 특화산업단지 등이 후보다.

인천경제청은 대상토지 개발이 결정되면 자체 보유토지 부족으로 침체된 청라지구의 투자유치 활성화는 물론 수도권매립지와 아라뱃길의 연계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 북서부지역의 수변공간 개발 활성화 및 인근 서부산업단지와 함께 고부가가치 산업시설을 확충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더불어 청라지구의 자족기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또 인천항 일대의 용도가 끝난 항만부지를 적정가격에 매입해 시가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인천시 안팎에선 “인천항에 대한 재배치가 본격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용도가 끝난 항만부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항만공사는 부지를 보유해도 항만개발 외에는 쓸 수 없는 만큼 인천경제청이 북인천복합단지 수준의 땅값을 제시해 미래용지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화도 휴먼메디시티 조성 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강화도 휴먼메디시티를 구상하고 있는 미국 파나핀토 프로퍼티즈㈜는 오는 6월까지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의 탐 정 부사장과 조유환 한국지사장은 지난달 21일 인천경제청 관계자를 만나 개발 계획을 설명하며 “올해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사업에 대한 의지 표명을 위해 우선 4월까지 100억원을 투자한 뒤 나머지 900억원을 들여오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시 산하 인천경제청의 활성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은 “강화도 휴먼메디시티 조성 사업에 적극 나서줘 감사하다”며 “시는 이 사업에 대해 행정적으로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시장은 이어 “모든 일은 신뢰 관계가 중요한 만큼 회사 측이 제시한 투자 계획을 잘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파나핀토사는 오는 8월까지 휴먼메디시티 조성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내년 9월까지 토지를 취득한 뒤 10월 공사에 착수한다는 사업 일정을 내놓았다. 유 시장 일행은 지난해 11월 미국 출장 중 이 회사를 방문, 강화도 남단 900만㎡에 의료연구와 의료관광 단지 개발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부동산 개발 전문기업인 파나핀토사는 총 사업비 2조3000억원을 들여 휴먼메디시티 조성과 영종도∼신도∼강화도를 잇는 서해평화대교 성격의 교량 건설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제3연륙교 착공에 이어 인천국제공항을 강화도로 연결하는 도로가 가시화될 경우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강화도 일대가 장래 북한 해주항까지 연결되면서 통일시대의 중심지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화도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교량으로 연결될 경우 15분 정도로 접근이 가능하다. 많은 역사문화유적지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데다 교통까지 편리해지는 셈이어서 최적의 의료관광단지가 될 수 있다.

2차 경제자유구역의 유력한 위치는 강화군 화도면, 길상면 일원 9043㎢(273만평)이다. 개발방향은 의료·관광, 레저, 산업단지다. 사업비는 2조3041억원(보상비 3306억원·공사비 8975억원·연륙교 6334억원·기타 4426억원) 규모다. 민간개발을 위한 시행자인 특수목적법인(SPC)은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2015년 7월 인천 북부권 경제자유구역추진계획에 강화남단 경제자유구역 편입을 처음으로 반영했으며, 같은 해 11월 개발계획수립용역을 착수했다. 당시 SPC 전 단계로 프로젝트 건설관리(PMC) 업체가 구성됐다. 강화경제자유구역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C)㈜가 그것이다.

이어 2016년 3월 외국인투자 양해각서가 체결됐고, 같은 해 9월 강화시티글로벌파트너스가 자본금 50만달러 규모로 세워졌다. 파나핀토사에서 강화경제자유구역 개발을 위해 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인천시와 파나핀토사가 강화휴먼메디시티사업 성공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시와 인천경제청은 강화 PMC에서 파나핀토사 등 외국인 투자자와 지속협상을 통해 1억 달러를 유치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뒷받침을 하기로 했다.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SPC 구성을 위해서는 총 사업비의 100분의 5인 약 1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금액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와 인천경제청은 외국인 투자금액 확보 후 사업시행자(SPC) 구성 및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최종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 경제자유구역 활용 어떻게
수도권 매립지와 인근 서부산단 일대 편입 방안도

인천 지역의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을 활용하는 방안이 본격 거론되고 있다. 북인천복합단지와 강화도 남단 지역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의 수도권매립지와 인근 서부산업단지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에 편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2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수도권매립지 중 일부 공간을 활용해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인천시 서구 백석동 일원 5474㎢(약 165만평)로 제1매립장 및 주변지역이 해당부지다. 글로벌 테마파크 등으로 복합 개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사업기간은 시행인가일로부터 10년이며, 시행자는 인천시다.

이를 위해 시와 인천경제청은 2015년 6월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매립지 4자 협의체를 통해 최종합의를 이끌어냈다. 핵심은 토지 지분양도와 테마파크 조성이다. 이에 따라 2016년 7월 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개발계획변경(안) 용역을 실시했으며, 같은 해 10월 인천시는 환경부 및 서울시를 상대로 매립면허권 양여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개발계획변경(안)을 근거로 중앙부처와 협의에 돌입했다. 시는 올 상반기 중 경제자유구역(청라지구) 개발계획변경(안)을 확정해 인천경제청에 제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도권매립지 인근 서부산업단지에도 경제자유구역 확대 지정이 추진된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서부산업단지 공장 재배치 및 정비를 통해 첨단산업단지 등을 조성해 도시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서부산단은 인천 서구 호두산로 92 일원 115만9000㎡(35만평)으로 1995년 조성돼 기계장비 등 298개 업체가 입주해 산업활동을 펼친 곳이다. 관리기관은 인천서부산업단지관리공단이다.

시와 인천경제청은 올 상반기 타당성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에 착수하고, 올 하반기에는 지방사업투자관리센터에 타당성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시는 2019년 하반기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개발계획수립 용역을 착수해 2020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신청한다는 구상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노후공단 정비가 가시화되면 토지의 효율적 이용과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산업고도화를 통한 국가경쟁력의 강화와 지역 간 균형발전을 앞당기는 지방시대의 획기적 사업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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