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미투(#MeToo) 운동의 화살이 주로 진보 성향의 인사를 겨냥하고 있다. 성폭행 및 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진보 정치인의 대표주자다. 고은 시인,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 등도 문화계에서 진보적 인사로 분류된다. 보수 성향 인사보다 젠더 감수성이 더 높을 것으로 인식되는 진보 인사가 오히려 성추문 폭로의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정권 교체를 통해 보수 진영에서 진보 진영으로 권력이 이동한 점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7일 “정권 교체로 진보가 주류가 되면서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인사들이 사과도 없이 기득권을 누리는 데 대한 반감이 표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당사자는 7년 전 일을 폭로하기로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정 전 의원이 최근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여성은 “이런 파렴치한 사람에게 그런 큰일을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진보 인사들의 도덕성을 겨냥한 비판은 과거에도 진보 세력이 권력을 잡았을 때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대중정부 때인 2000년에는 386세대로 주목받던 의원들이 5·18민주화운동 전야제에서 술판을 벌여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낙천·낙선 운동을 주도했던 진보 시민단체 한 인사가 여대생을 성추행해 타격을 입기도 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운동권으로 대표되는 진보 진영은 민주화를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는 내부에서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이 권력을 잡으면서 이 문제가 표면화됐다”고 설명했다.
도덕성을 정권 창출의 가장 큰 무기로 사용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의 위선이 부메랑이 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보 진영은 그간 민주화를 이룬 세력으로 자평해 왔고 도덕성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국민들도 진보 진영에 기대하는 바가 높았다”면서 “그런데 실제 이면은 비도덕적이었기 때문에 분노가 더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하던 지난 5일 오전 안 전 지사는 충남도청 직원 강연에서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겉으로는 진보적인 가치를 외쳤지만 적폐의 민낯이 결국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신재희 기자 wood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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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인사에 ‘미투 집중’ 왜?… 권력 이동하며 문제 표출
‘도덕성’ 내걸었지만 추태… 큰 기대 걸었던 국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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