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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사 기밀을 고소인에 유출한 현직 검사들

법조비리가 또다시 터졌다. 이번에는 현직 검사까지 포함돼 있다. 서울고검 감찰부는 부산지검 서부지청 추모 검사와 춘천지검 최모 검사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소환돼 조사를 받던 중 긴급 체포된 이들은 고소인에게 수사 자료를 유출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적이다.

의혹의 중심에는 최인호 변호사가 있다. 그는 2011년 대구 공군비행장 소음 피해 손해배상 사건을 맡아 승소한 뒤 배상금 지연이자 142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지난 6일 탈세 혐의로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검사·수사관과의 ‘검은 커넥션’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최 변호사가 광고대행사 조모 대표를 사기로 고소한 사건의 1심 재판을 담당했던 추 검사는 녹음파일 등 수사 자료를 고소인인 최 변호사에게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2016년 서울 남부지검에서 근무하던 최 검사도 홈캐스트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된 최 변호사에게 수사 기록 일부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는 수사관 2명도 가담했다. 수사관들은 압수수색에서 자신이 유출한 조서를 검사실로 가져와 문서세단기로 파쇄까지 했다고 한다. 검사와 수사관이 한통속이 돼 증거 인멸 등에 앞장섰다니 말문이 막힌다.

추 검사는 “상관이 연락해 잘 해주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고, 최 변호사의 로비 대상에 박근혜정부 고위공직자의 연루설도 거론되고 있다. 2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정운호 게이트’를 연상케 할 정도다. 검찰은 뼈를 깎는 각오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야 한다. 윗선이 누구인지, 최 변호사의 로비가 어디까지 이어졌는지 등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취임한 뒤 각종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검사들만 이번 사건을 포함해 20여명에 달한다. 내부에서는 침몰 직전의 난파선 상태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난파선을 살리는 길은 강도 높은 개혁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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