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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의 복심 이방카와 대남 도발 총책 김영철의 방한

“북·미 대화 중재 외교 계속하되 북한 대표단에 천안함 폭침 사건 사과와 재발방지 요구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23일 3박4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도착 당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갖는다. 이방카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정치적 조언자다. 아버지의 대북 메시지를 가지고 올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이번 방한은 북·미 대화의 향방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의 중재 외교가 2라운드로 접어든 셈이다.

북한에선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맞춰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급 대표단이 내려온다. 백악관은 이방카 고문이 방한 기간 북한 정부 인사를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청와대도 “이번에는 북·미 접촉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해 이방카-김영철 만남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무산되긴 했지만 북한 김여정 특사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회동 시도가 갖는 함의는 적지 않다. 미국이 대화를 수용하고, 북한이 먼저 만남을 제안한 점이 주목된다. 양측이 조만간 만날 가능성은 유효하다.

문 대통령은 이방카 고문을 통해 북·미 대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고,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해야 할 것이다. 김 부위원장에게는 진정한 비핵화 의지를 갖고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 방한 자체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미국과 우리 정부의 독자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번에도 대북 제재 대열을 흔들려는 김정은의 의도가 엿보인다. 더욱이 그는 인민군 정찰총국장 재임 시절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대남 도발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우리나라 해군 장병이 무려 40명 숨졌고, 6명은 실종됐다. 조사 결과 북한 소행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북한은 지금까지 자신들과 무관하다면서 ‘모략극’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그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 국민 정서가 좋을 리 없다. 자유한국당이 “천안함 폭침의 주범은 감히 대한민국 땅을 밟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도 그런 연유라고 하겠다.

정부의 태도도 문제다. 남북관계 개선과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수용했다지만 국민 정서는 감안했는지 의문이다. 또 정부 관계자가 “과거 여러 추측이 있었지만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누가 주역이란 이야기가 없었다”고 김 부위원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문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과의 만남에서 대남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고한 우리 국민들의 목숨을 앗아간 만행에 대해 침묵한 채 융숭한 대접만 하고 돌려보낸다면 따가운 국내외 비판 여론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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