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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확대엔 여야가 따로일 수 없다

“지역 불균형 방치하면 국가 위기 초래할 것… 헌법 개정, 정책 지원, 제도개선 등으로 실행력 높여야”

정부가 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지역이 강한 나라, 균형잡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균형발전 비전을 선포하고 3대 전략 9개 과제를 제시했다. 선포식은 국가 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를 천명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자리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17개 시·도지사, 13개 부처 장·차관, 유관기관 및 기업 등이 대거 참석한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큰 의미를 부여한 행사였다.

우리나라의 지역 불균형 발전은 심각한 상태다. 수도권은 좋은 일자리, 자산, 소득이 집중돼 인구를 계속 끌어들이고 있지만 지방은 인구 유출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향후 30년 내 전국 3482개 읍·면·동의 40%가량인 1383개가 소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을 정도다. 이런 흐름을 돌리지 못하면 경제 성장 잠재력이 잠식되고 국가 위기에 빠질 것은 자명하다. 지역 균형발전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인 이유다.

정부는 적정 규모의 질 높은 지방대학 육성, 지역 간 사회보장 격차 완화, 지역 주도 도시재생, 인구감소 지역 지원,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등의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계획계약(포괄지원협약), 지역발전특별회계 개편, 지역혁신체계 구축, 균형발전상생회의 신설, 균형발전 총괄지표 개발 및 지역 간 차등 지원 등의 제도 개선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 등을 조속히 개정해 핵심 과제들의 실행력을 뒷받침해야 한다.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하반기 내놓을 국가 균형발전 5개년 계획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재설정해 지방의 잠재력과 역동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지방분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방자치가 재도입된 지 30년이 다가오지만 제도적 한계 등으로 인해 지방자치단체는 수동적인 존재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지방의 통제자가 아니라 지원자이자 조정자가 돼야 한다.

정부가 움켜쥐고 있는 권한을 지자체로 대폭 이양해야 한다. 지자체가 지역 특성과 정책 방향에 맞게 조직을 신설·폐기할 수 있도록 조직권을 확대하고 조례도 법령의 범위 내에서는 마음대로 제·개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재정분권이 긴요하다. 현재 8대 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장기적으로 6대 4로까지 전환하겠다는 약속이 빈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개정을 논의 중인 헌법에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가치를 담아내야 한다. 그래야 하위 법령 등을 통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수월해진다. 국가 균형발전에는 여야가 따로일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 여야 정치권이 이 문제에서만은 힘을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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