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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식령 스키 훈련, 北 선전 활용 우려된다

남북이 스키 공동훈련을 하기로 한 마식령스키장은 2013년 완공된 ‘김정은 속도전’의 발상지다. 열 차례 이상 방문해 10년 공사를 1년 만에 끝냈다고 자랑한 바 있다. 유엔 제재로 유입이 금지된 사치품으로 가득하다. 국제 기준에 못 미치는 시설이라 훈련에 적합한지 의문이다. 올림픽과 무관한 일반 선수가 참가한다.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라는 주장이 좀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북한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7명을 예술단 사전점검단으로 20일 파견키로 했다. 이를 시작으로 각종 점검단과 선발대의 왕래가 이어진다. 선수단은 10명 안팎이 예상된다. 지원단은 400∼500명으로 조총련 응원단을 합치면 700명 전후다. 역대 최대 규모다.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이들의 말과 행동이 여과 없이 전달될 수 있어 스포트라이트가 자칫 평창이 아닌 평양에 맞춰질 수 있다.

북한은 합의사항 보도 때 마식령스키장 훈련과 금강산 합동 문화행사만 공개했다. 실제 평창 내용은 알리지 않았다.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준다. 마식령스키장 훈련 모습은 홍보용으로 활용할 게 뻔하다. 대규모 지원단은 체제 선전활동에 집중할 개연성이 충분하다. 나아가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가동 등 ‘평창 청구서’를 내밀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위장 평화 공세에 놀아날 만큼 남한은 허약하지 않다.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시간끌기용으로 ‘평창’을 활용하려 든다면 국제사회의 더 강력한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정부는 북한 의도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교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체제 선전에는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에 들떠 제재와 압박의 국제 공조에 균열을 내는 일 또한 없어야 한다. 정치 이벤트를 위해 우리 선수와 스포츠 정신을 희생하는 일은 자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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