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참사 이후에도… 경기도 복합건물 87%가 법규 위반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이후에도 경기도내 복합건축물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는 지난달 28∼29일 수원, 성남 등 6개 시 15개 복합건축물을 무작위로 선정해 비상구 불시 단속을 실시한 결과, 13개 건축물이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재난안전본부는 과태료 13건, 시정 11건, 지도 12건, 교육 12건, 기관통보 1건 등 모두 49건을 조치했다.

특히 방화문 자동폐쇄장치를 훼손하거나 고임목으로 방화문 개방, 비상구에 물건 적치 등 화재 시 다수의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과태료 처분을 받은 곳이 13개소로 점검대상의 87%를 차지했다.

성남 중원구 A건물의 경우는 방화문에 쐐기를 설치하거나 자동으로 문을 닫아주는 도어클로저를 훼손상태로 방치, 항상 열려있는 상태로 유지하다 적발됐다. 방화문은 화재 시 연기나 화염 확산을 막기 위해 항상 닫혀 있어야만 한다.

용인 기흥구 B건물은 특별피난계단 부속실에 탁구대, 자전거 등 장애물을 적치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이번 불시점검은 제천 스포츠센터와 유사한 참사를 막기 위해 실시됐으며, 재난안전본부 기동안전점검단의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3개반 17명이 투입됐다.

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복합건축물은 내부가 복잡해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피가 어렵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평소 대피로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면서 “이번 불시단속을 통해 지적된 사항을 계속해서 관리하고, 복합건축물에 대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화재에 대한 건물주의 경각심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도 제천 참사에 따른 선제적 예방 차원에서 찜질방, 복합쇼핑몰, 고시원, 요양원 등 다중이용시설의 피난시설에 대해 연중 불시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북부소방재난본부는 앞서 지난달 22일 긴급점검을 통해 관련법규 위반 시설 11개소를 적발한 바 있다.

수원=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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