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30년 대외비’… 위안부 합의 외교문서 공개 괜찮나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가 27일 공개한 결과 보고서는 외교적 논란의 소지가 적지 않다. 통상 외교문서는 상대국 입장 등을 고려해 30년 동안 비공개 처리한다. 한·일 양국 간 협상 내막 등 민감한 내용을 2년 만에 공개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 정부의 향후 대외 교섭과정에서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은 ‘국가안전보장, 국방, 통일,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 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교문서는 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30년 후 공개한다.

하지만 TF가 조사 대상으로 설정한 기간은 1차 한·일 국장급 협의가 열린 2014년 4월 16일부터 위안부 합의 발표일인 2015년 12월 28일까지다. TF는 이 기간 중 외교부와 청와대, 국가정보원이 생산한 문서를 열람하고 이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2∼3년밖에 되지 않은 외교문서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오태규 TF 위원장은 보고서 발표 회견에서 “2년도 채 되지 않은 외교교섭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국민의 알 권리와 상대방에 대한 고려를 어떻게 조화할지 마지막까지 고심하면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임무 완수를 위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외교교섭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TF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의 주역이었던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TF 보고서에 유감을 표시했다. 윤 전 장관은 논평에서 “(TF는) 위안부 합의의 본질적·핵심적 측면보다 절차적·감성적 요소에 중점을 둬 합의를 전체로서 균형 있게 평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은 소녀상 이전과 관련한 이면 합의가 있었다는 TF 측 주장에 “동일 사안에 대해 대외에 공개한 내용과 다른 내용을 별도로 합의하는 이면 합의와 성격이 전혀 다르다”면서 “특히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 이면 합의는 없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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