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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송법 개정으로 방송장악 논란 종지부 찍어야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MBC KBS 사장 퇴진 논란… 방송사의 독립적인 지배구조 마련이 해법”

입력 : 2017-11-13 17:59/수정 : 2017-11-13 23:29
문화방송(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13일 이사회를 열어 김장겸 사장 해임안을 의결한 데 이어 MBC가 곧바로 주주총회를 소집해 해임을 확정했다. 지난 정부 시절 MBC의 정권 예속과 조직 파행, 방송의 신뢰도 추락 등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김 사장 해임으로 MBC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마련됐지만 그렇다고 이것으로 MBC가 공영방송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MBC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송으로 만들기 위해 김 사장을 해임하고 여권 성향의 인물을 사장으로 임명하려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공영방송의 또 다른 한 축인 한국방송공사(KBS)도 같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기자·PD·아나운서 직군이 중심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두 달 넘게 파업 중이다. 정부(방송통신위원회)는 공석인 이사를 여권 성향의 인사로 교체하며 경영진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고 사장은 당장은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지만 KBS의 위상 추락과 방송 파행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문제는 공영방송 정상화가 요구가 현 경영진 교체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정권 교체기마다 전임 정부 때 임명된 사장 찍어내기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방송법 개정을 통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는 쪽으로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여야 정치권은 이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소속 의원 162명이 공동 발의한 언론장악 방지법(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이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를 여야 7대 6으로 추천하고 사장을 뽑을 때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특별 다수제’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방송의 독립성·공정성을 담보해 낼 내부 기구인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 구성도 주요 내용이다. 여당의 방송장악 시도를 차단할 방안이라는 점에서 대안으로 거론된다. 방송장악 논란의 원천인 정치권의 이사 추천권을 최소화하자는 주장도 언론단체와 방송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론화위원회 형식의 사장추천위원회를 거쳐 공영방송 사장을 임명하고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 운영을 통해 내부 통제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공영방송에 제자리를 찾아주려면 무엇보다 집권세력이 방송을 자신들의 나팔수로 만들겠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수·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매번 되풀이된 정권의 방송장악 논란을 이제는 끝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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