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친박 ‘진흙탕 싸움’ 표대결로 전환

자유한국당의 ‘탈당 권유’ 징계로 촉발된 홍준표 대표와 친박(친박근혜) 세력 간 ‘진흙탕 싸움’이 표(票) 대결로 전환되고 있다.

친박은 최고위원회의 의결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를 뒤집겠다고 벼르고 있다. 홍 대표 측은 “의원총회를 열어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한 제명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압박했다. 집안싸움이 ‘막장 대결’로 치달으면서 한국당이 분열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박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 3명은 사실상 제명 조치인 탈당 권유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서·최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 신분이기 때문에 제명 절차가 다르다.

한국당 당규에 따르면 평당원인 박 전 대통령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면 제명이 확정된다. 하지만 서·최 의원은 현역의원이라 의원총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제명된다.

1라운드는 ‘박근혜 출당’을 다룰 최고위원회의다. 홍 대표가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28일)한 뒤인 30일 이후 열릴 예정이다. 현재 최고위원은 9명이다. 홍 대표 측은 홍 대표를 포함해 이철우 이종혁 최고위원 등 3명이다. 친박은 김태흠 이재만 최고위원 2명이다. 결국 당연직 최고위원인 정우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여기에 류여해·이재영 최고위원 등 4명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2라운드는 서·최 의원 제명 여부를 표결할 의원총회다. 의총은 원내대표가 소집하거나 재적의원 10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열 수 있기 때문에 의총 개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홍 대표 측 핵심 인사는 23일 “서·최 제명을 위한 의총은 홍 대표에게 꽃놀이패”라며 “제명이 가결되면 홍 대표의 당 장악력이 더욱 확고해질 것이고, 부결되더라도 정치적 후폭풍은 친박들을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 의원은 “제명안이 부결되면 홍 대표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생결단 싸움은 이번 주 냉각기를 갖고 다음 주에 불붙을 전망이다. 홍 대표와 서 의원 모두 23일 해외로 나갔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한국민의 여론을 미국 조야에 전달하고 오겠다”며 “마치 임진왜란 전에 왜국을 방문하는 동·서인과 같은 느낌이지만 그들처럼 당리당략에 얽매이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 의원을 향해 “6년간 박 전 대통령을 팔아서 호가호위했던 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탄핵 때는 숨어 있다가 자신의 문제가 걸리니까 이제야 나와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좀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성완종 리스트’ 사건 수사 당시) 서 의원과 홍 대표 간 전화통화 내용은 ‘항소심에서 (돈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윤모씨가 진술을 번복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당이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며 “검찰은 왜 그걸 확보하지 못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글=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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