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사설] 문 대통령 유엔에서 강력한 대북 압박 주도해야

“IRBM 전력화 실현 주장하는 北… 강력한 제재 분위기 조성하고 한·미·일 공조 한층 강화하길”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18일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가 무겁다. 제한적인 대북 석유금수 조치를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75호가 나오자마자 북한은 괌까지 타격이 가능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형을 발사하고는 “전력화를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받은 뒤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에 나서기 전까지는 국제사회가 무슨 말을 하든 듣지 않겠다고 큰소리친 것이다. 북한은 앞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추가로 개발하고 화성 12형 실전배치를 시도하면서 단계적으로 도발의 수위를 높일 것이 분명하다. 제재로 경제가 무너질 때까지 최대한 버티면서 협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어서 도발은 더 자주, 더 강하게 이뤄질 것이다.

그런데 제멋대로 구는 북한을 당장 저지할 마땅한 수단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번갈아 수행하는 충격요법으로 미국의 관심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 어리석은 행동을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저지하려면 오랫동안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 경제제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해 김정은 정권에 타격을 주려면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정책이 바뀌어야 하는데 좀처럼 쉽지 않다. 북한과 무기를 은밀하게 거래하는 국가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견제해야 한다. 유럽,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과의 협조체제를 긴밀하게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필수다. 한·미·일 3국의 공조를 더욱 굳건하게 다져야 함은 물론이다. 이 모든 것이 유엔총회에 나서는 문 대통령에게 주어진 과제다. 한번에 많은 것을 이룰 수는 없지만 기조연설과 활발한 정상외교를 통해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 유엔 193개 회원국에서 국가원수 90여명을 포함한 최고위급 인사가 대거 참여하는 유엔총회는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를 직접 접촉하지 못하더라도 대북제재에 협조하도록 국제적 여론을 불러일으킬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긴밀한 한·미 공조를 토대로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경제제재와 외교적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 유엔총회 기간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한·미·일 공조 강화를 협의할 예정이어서 안보리의 제재조치를 뛰어넘는 강력한 압박을 추진할 협력의 틀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말로 끝나서는 안 된다. 문 대통령은 가시적인 성과로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동시에 북한의 도발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야 한다. 지금은 강력한 압박을 관철시킬 때다. 당사자인 우리가 ‘인도적 지원’을 앞세워 머뭇거리면서 다른 나라를 독려할 수는 없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