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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러의 대북 원유공급 중단에 외교력 집중해야

초강력 제재가 외교적 해결의 조건… 한·러 정상회담 설득에 좋은 기회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4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미국 대사가 “북한에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할 때”라며 “그래야만 (전쟁이 아닌) 외교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초강력 대북제재를 예고했다. 북한의 석탄 수출 전면 금지를 담은 안보리 결의안이 지난달 5일 채택됐으므로 이번에는 대북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 금지 추진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다시 발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김정은정권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수준의 강력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신속하게 관철돼야 할 것이다.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다. ‘북한 핵실험을 결연히 반대하고 강력히 규탄한다’는 외교부 성명까지 발표한 중국이지만 정작 안보리 회의에서는 현실성 없는 대화만 강조하며 한 발 물러섰다. 늘 한반도 문제 3대 원칙(비핵화, 평화·안정,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 해결)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북한의 핵무기 실전배치가 눈앞에 다가왔는데도 모른척하고 있다.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고 우리나라가 취한 최소한의 자위적 조치에는 치졸한 경제 보복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도 다르지 않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 3기 최대 국정과제로 설정한 동방정책을 성공시키는데 북한의 지정학적 위치와 싼 노동력은 많은 도움이 된다. 이번 기회에 중국에 빼앗긴 대북 영향력을 되찾으려고도 한다. 김정은이 국제사회 제재를 조롱하며 도발을 이어가는 것도 중국과 러시아가 번번이 방파제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는 중국과 러시아 설득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지금 막지 않으면 우리는 앞으로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한다. 민족의 생존이 달렸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전방위적 설득에 나서야 한다. 6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좋은 기회다. 러시아의 동방정책은 결국 동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핵 위협이 없어지지 않는 한 북한을 지나가는 철도와 파이프라인을 한국과 일본이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 필요하다면 동방경제포럼에 함께 참석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호흡을 맞추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중국도 더욱 끈질기게 설득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북한과 정상거래를 하는 제3자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언급했다. 미국이 이를 실행하면 중국 경제는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된다. 경제적으로 밀접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급격히 축소된 중국과의 외교 채널을 복원할 엄두도 못 낸다. 지난 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한 것이 고위급 외교의 전부일 정도다. 공허한 남북대화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중국 고위층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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