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일반인이 의료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택환(55·서울 그소망교회) 목사는 자신이 수정 요청한 피시험자용 연구동의서 초안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목사는 연구동의서에 적혀 있던 어려운 의학용어를 붉은 글씨로 체크해 놓았다. 이어 이 목사가 보여준 연구동의서 최종본은 의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알기 쉽게 바뀌어 있었다.
이 목사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의료선교단체인 한국누가회 전임 간사로 일하며 의료생명윤리연구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런 그는 자연스럽게 전세계적 관심사였던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목사는 논문조작 사실이 밝혀지기 전인 2005년 5월 ‘황우석 신드롬인가 게이트인가’라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등 꾸준히 황 박사의 시험윤리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후 황 박사의 논문조작 사실이 드러나고 연구 중 일어난 황 박사의 비윤리적인 행위들도 세상에 밝혀졌다. 그제야 정부는 이전까지 유명무실했던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임상시험심사위원회)를 강화하기로 했다. IRB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증하기 위해 대학이나 병원 등 시험기관 내에 설치된 상설위원회다.
이 목사는 황우석 사태 직후인 2006년 1월부터 12년째 한 대학교의 IRB 비과학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목사가 IRB에서 주로 맡는 일은 일반인이 참여하는 연구동의서를 검토하고 수정하는 것이다. 그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의료전문용어로 도배되는 동의서들이 적지 않다”며 “동의서를 쉽게 바꿔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시험 대상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목사는 IRB가 강화된 직후부터 장기간 일한 경력을 인정받아 IRB 관련 강의에도 나서고 있다. IRB의 비과학계위원 중 목사 비중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임상시험이 진행돼 사회에 큰 유익을 줄 수 있다 해도 그 과정에 단 한 사람이라도 해를 입어선 안 됩니다. 제가 IRB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글·사진=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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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의학용어·동의서 때문에 임상시험서 피해 보는 일 없어야”
임상시험심사위원으로 12년째 활동하는 이택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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