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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따르는 장밋빛 복지정책, 실천 방안이 관건

정부가 연일 굵직한 복지대책을 내놓았다. 9일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대폭 넓힌 내용을 공표한데 이어 10일엔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처음 수립되는 3개년 종합계획이다. 내용의 골자는 빈곤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국민 최저선(national minimum)까지 복지 수준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93만여명의 비수급 빈곤층을 해소하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자격 요건 중 부양 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이 같은 계획을 차질 없이 실천해 모든 국민이 최소한의 기본 생활은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빈곤율이 악화되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에서 정부가 빈곤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계에 내몰린 빈곤층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기도 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미만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13.5%에서 2016년 14.7%로 증가했고, 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15년 0.295에서 2016년 0.304로 높아져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음을 드러냈다.

복지가 확충됨으로써 사회안전망이 더 두터워지는 것을 마다할 리 없다. 그러나 복지에는 비용이 따른다. 이 부분에 대해 정부가 명쾌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정부가 설명하는 재원조달 계획에 의구심을 갖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국민 부담이 정확히 얼마나 더 늘어나는지, 그렇다면 세금은 어느 정도 더 내야 하는지 현실적인 실천 방안을 내놓고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식으로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중복지’를 지향하면서 ‘저부담’ 기조를 유지하는 듯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솔직하지 않은 태도다.

복지정책 성과를 가로막는 최악의 걸림돌은 부정수급 등 복지 누수다. 복지 확대 못지않게 새는 복지를 틀어막는 일이 시급하다. 중앙정부가 아무리 좋은 복지제도를 마련해도 현장의 전달체계에 문제가 있으면 허사다. 부정수급 유형이 점차 교묘하고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단속과 제재는 늘 한걸음씩 늦다. 보다 견고한 복지 누수 방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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