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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무일 후보자 검찰개혁 의지 있나

“수사·기소 분리 반대하고 공수처 위헌 소지 있다는 문 후보자 조직 살리는 길은 뼈를 깎는 개혁뿐이다”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4일 열린다. 청와대는 문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발탁 배경으로 “검찰 개혁의 소명을 훌륭히 수행할 적임자”라고 했다.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꼽힌다며 지난해 대검이 꾸린 검찰개혁추진단의 TF팀장을 맡아 검찰 개혁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다고 치켜세웠다. 그의 개혁성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문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두고 내놓은 서면질의 답변서는 실망스럽다. 검찰 개혁의 핵심인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국민 여론과 정면 배치될 뿐만 아니라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과도 상당한 괴리가 있다.

문 후보자는 검찰에 기소권만 부여하자는 견해에 대해 “판사가 재판을 하지 않고 판결을 선고할 수 없듯이, 검사가 수사를 하지 않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검찰제도를 두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검찰이 기소 기능과 함께 수사 기능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ECD 35개국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지 않고 있는 것은 맞지만 영국, 호주, 캐나다 등 6개국은 경찰에 의한 기소도 가능하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기관 간 권한 배분의 문제가 아니라고까지 했다.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선 기본권 제한이 가능한 공수처가 입법·행정·사법에 속하지 않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고 했다. 검찰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한 셈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의 구체적 실행 과제로 강조해온 핵심 공약 사항들이다. 이를 위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박상기 법무부 장관 등 비(非)검찰 출신 학자를 사정 핵심 라인에 기용했다.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문제는 100대 국정과제 상단에 올려져 있다. 이는 정치화되고 비대해진 검찰 권력을 반드시 바로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10명 중 8명꼴로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은 모든 개혁의 1순위로 검찰 개혁을 꼽고 있다.

이런 국민적 여망을 문 후보자가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이다. 오죽하면 여당 의원들조차 그의 인식에 대해 “검찰 개혁에 의지가 없다는 자기 고백”이라면서 지명 철회도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서슴없이 하겠는가. 문 후보자는 지명 직후 “국민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찰 개혁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야 한다. 위기의 조직을 살리는 길은 기득권 지키기가 아니라 뼈를 깎는 개혁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국민의 눈과 귀가 청문회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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