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총기난사 이어 가혹행위 당한 일병 투신 ‘22사단의 비극’

2014년 최전방 소초(GOP)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던 육군 22사단 소속 일병이 선임병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군인권센터는 20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임병으로부터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해온 K일병(21)이 지난 19일 국군수도병원 7층에서 투신했다고 밝혔다. K일병은 임플란트 치료를 받기 위해 외진 나온 상태였다.

K일병은 지난 4월 부대에 전입온 뒤 선임병 3명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다. 한 선임병은 훈련 중 앞니가 빠진 K일병에게 “강냉이 하나 더 뽑히고 싶냐? 하나 더 뽑히면 부모님이 얼마나 슬퍼하겠냐?”며 폭언을 했다. 또 불침번 근무 중인 K일병의 목을 만지고 얼굴을 밀착하며 “왜 대답을 안 하냐”며 희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이런 내용이 K일병의 수첩에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K일병 지갑에는 ‘엄마 미안해. 앞으로 살면서 무엇 하나 이겨낼 자신이 없어. 매일 눈을 뜨는데 괴롭고 매순간 모든 게 끝나길 바랄 뿐이야’라는 메모도 있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부대는 14일 K일병과 고충 상담을 통해 피해 사실을 확인했고 18일엔 ‘배려 병사’로 지정해놓고도 가해자들과 분리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특별 보호와 관찰이 필요한 상황인데 인솔 간부 하나 없이 부대 밖으로 내보내 직무를 유기했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군이 사후 대응 과정에서 책임 회피,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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