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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병원의 ‘15분 진료’, 다른 병원으로 확산돼야

‘3개월 예약대기, 3시간 진료대기, 3분 진료.’ 종합병원 외래진료실 풍경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어렵게 만난 의사와 몇 마디 대화만 하고 쫓겨나다시피 진료실을 나서면 환자 입장에선 허탈할 수밖에 없다. 의료진은 다음 외래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하루 외래 환자 수가 보통 9000∼1만명에 달하는 종합병원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고 병원인 서울대병원이 환자당 평균 진료 시간 3분을 5배로 늘려 15분 진료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서울대병원은 9월부터 11개 과(科)에서 초진환자를 대상으로 15분 진료 보기를 1년 동안 시범적으로 시행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시범 실시하는 과는 호흡기내과, 소아청소년과 등 11개 과다. 성인뿐 아니라 소아 환자의 진료 시간을 늘리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특정한 한 개 과에서 진료 시간을 늘린 적은 있지만 병원이 여러 과에서 15분 진료를 공식화한 것은 서울대병원이 처음이다.

그동안 의료계 안팎에서는 진료시간이 너무 짧아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비판과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 의학전문지 메드스케이프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의사 절반 이상이 한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데 13분에서 24분 정도를 쓴다. 진료비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미국 의사들은 많은 시간을 환자에게 할애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2년여 전부터 개인의지로 초진 환자를 15분 동안 진료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임재준 호흡기내과 교수는 “긴 진료 덕에 환자 궁금증이 풀리고 의사는 더 정확한 진찰로 불필요한 검사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 차원에서도 진료 시간 늘리기는 필요하다. 서울대병원에 그치지 말고 다른 종합병원으로 확대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따른 합리적인 의료수가체계 마련과 길어질 대기시간도 진지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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