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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뭄에 애타는 農心 잘 보살피기를

“극심한 가뭄에다 폭염까지 매년 일상화된 기상이변… 단기적인 접근보다 장기적인 대책 절실하다”

농심(農心)이 타들어가고 있다. 극심한 가뭄에다 폭염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의 마음은 요즘 이만저만이 아니다. 쩍쩍 갈라진 논밭처럼 농심은 새까맣다. 심은 모는 속수무책으로 타들어가고 전국의 저수지는 속속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모가 자라지 않아 모내기를 다시 하는 곳도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 진압용 살수차를 동원해 물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40년 만의 큰 가뭄이었다는 2015년보다 더 심각하다. 설상가상으로 때 이른 폭염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사상 최악의 자연재해가 예상된다. 가뭄에 애타는 농심을 보살펴야 할 때다.

가뭄이 극심한 지역은 경기 충남 충북 전남 전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 지역의 논물 마름, 밭작물 시듦 등 가뭄 피해 발생 면적은 5450㏊다. 여의도 면적의 18배에 달하는 규모다.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4%로 평년(68%)에 못 미친다.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심각’ 단계인 지역도 안성 서산 홍성 예산 광양 등 7곳으로 늘었다. 충남 보령댐은 9.9%의 저수율에 그쳐 1998년 댐 준공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현재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166.5㎜로 평년(313.4㎜)의 절반 수준을 겨우 넘기는 정도인 데다 9월까지 강수량도 평년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농민을 애태우는 것은 가뭄만이 아니다. 비를 기다리지만 하늘은 연일 땡볕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경북 경산의 낮 기온이 37.5도까지 치솟는 등 전국 곳곳에서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가뭄은 일상화된 현실이 됐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해까지 가뭄이 발생한 해는 12년이다. 3년 중 2년은 물 부족으로 국민들이 고통을 받은 셈이다. ‘마른장마’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기후변화 등으로 더 심각한 가뭄이 닥쳐올 가능성도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50 환경전망’ 보고서는 우리나라를 회원국들 중 유일하게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했다. 일시적인 접근보다는 항구적인 대책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최근 가뭄 지역을 둘러본 뒤 “급한 불은 급한 불대로 끄고 중장기적으로 근본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대책을 보다 면밀하게 체계화해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 피해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맞춤형 대책도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 저수지 등 수리시설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내재해성 품종과 물 부족에 대비한 농법 개발에도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 환경개선 장려 프로그램을 통해 물 보전효과를 내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이제 하늘만 쳐다보는 시대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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