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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deep] 부가가치 창출 규모 계산조차 없는 ‘케이블카 진흥’

현 정부, 케이블카에 목매는데

[Wide&deep] 부가가치 창출 규모 계산조차 없는 ‘케이블카 진흥’ 기사의 사진
정부가 27일 개최한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투자 활성화 명목으로 전면에 내세운 카드는 케이블카다. 케이블카 설치 규제 완화로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밑그림이다. 지역 경제 살리기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하지만 대책이 발표되자마자 반발이 거세다. 케이블카 활성화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에 대한 분석뿐 아니라 환경영향 등도 고려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2015년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 인허가를 밀어붙일 때의 논리보다 더 허술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케이블카 진흥 추진 배경에 억측만 난무한다. 박근혜 대통령 일가와 케이블카 사업의 오래된 인연이 추진 이유라는 설(說)도 나오고 있다.

케이블카는 산악관광 킬러콘텐츠?

정부의 케이블카 진흥책의 배경에는 우리 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산지를 활용하자는 단순 계산이 자리 잡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8일 “산악관광이라는 측면에서 킬러콘텐츠가 필요하다”며 “케이블카의 경우 반발이 적으면서도 효과가 있을 거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3시간씩 줄 서서 기다리는 통영 케이블카처럼 주변 관광 유도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례를 들었다.

대책 발표 후속조치로는 우선 환경훼손 우려로 사업 중지 상태인 춘천 삼악산 케이블카와 사천 바다 케이블카의 규제 완화가 꼽힌다. 부산 송도 케이블카의 경우 사업자의 운영 부담을 덜기 위해 공유수면법이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3%인 공유수면 점용료를 절반인 1.5%로 줄이는 방안이다. 규제를 완화하면 케이블카당 500억원 이상의 투자 효과가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올해 4분기에는 신규 케이블카 사업 추진 승인 절차도 간소화한다. 지자체 주도로 관계부처 ‘원 스톱’ 승인 심사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는 국토교통부나 환경부 등 관계부처에 각각 승인을 신청해야만 한다.

경제 효과·환경 보전 방안 없어

대책에 대한 외부 평가는 박하다. 알맹이가 빠져 있어서다. 당장 얼마만큼의 부가가치가 창출될지 계산조차 없다. 선례를 봐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015년 기준 전국 관광용 케이블카 운영 현황을 보면 21곳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 중 흑자를 내는 곳은 손에 꼽는다. 서울 남산과 강원 설악산 권금성, 전남 여수, 경남 통영 등 4곳 정도다. 기재부가 벤치마킹하겠다는 통영 케이블카는 2011∼2013년 연평균 매출 114억6900만원을 찍었다. 반면 이명박정부 당시 운행을 시작한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를 포함한 대부분의 관광용 케이블카는 겨우 수지를 맞추거나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번 대책과 관련해 기재부 관계자도 “경제 가치 창출 규모는 고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환경 영향 고려 방안이 빠져 있어서 실제 케이블카 설치가 늘지도 불분명하다. 2015년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승인을 얻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지난해 12월 28일 문화재청 심의 부결로 중지됐다. 천연기념물 등 문화재 훼손이 이유다. 지리산국립공원 케이블카 추진도 지난 8일 환경부 반려로 중지 상태다. 정규석 녹색연합 정책팀장은 “어떤 부분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 논거가 없다”며 “환경 문제 등 갈등만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 정부 케이블카에 유독 집착

현 정부 들어 경제 활성화 대책으로 잇달아 케이블카 사업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과 케이블카의 인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71년 정부는 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한병기씨가 권금성 케이블카를 설치·운영토록 허용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조카뻘인 한씨의 두 아들이 운영 중인 권금성 케이블카는 2011∼2013년 기준 연평균 73만명이 다녀갔다. 이 기간 연평균 매출은 80억원을 넘겼다. 덕분에 우수 운영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권금성 케이블카 사업자는 40여년간 운영을 통해 훼손된 설악산 자연 복원에는 단 한 푼도 내놓지 않았다. 권금성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설악케이블카 측은 당초 자연보전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가 최근 철회했다. 특혜의 수혜만 받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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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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