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는 전복 성게 군소 해삼 등을 가리지 않고 먹어치워 바다의 해적이라 불린다. 연간 200만∼300만개 알을 산란할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고 한번 태어나면 5∼10년을 생존한다. 무척추동물이지만 척추동물과 유사한 후구동물로 내분비학적으로 인간에게 유익한 다양한 물질이 발견될 여지가 있다.
연구팀이 불가사리에서 새롭게 발견한 펩타이드는 신경성 펩타이드인 근육이완펩타이드와 혈중칼슘농도를 조절하는 칼시토닌-유사펩타이드, 식욕조절을 담당하는 오렉신-유사펩타이드, 이뇨작용 및 혈관확장조절에 관여하는 C-형 나트륨이뇨 유사펩타이드 등이다.
근육이완펩타이드는 골다공증이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 물질로 이용될 수 있다. 칼시토닌-유사펩타이드는 기존 골다공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다른 펩타이드에 비해 류머티즘 관절염 억제에 뛰어나다. 또 오렉신-유사펩타이드 등은 혈압조절이나 비만 치료 및 섭식 조절 분야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항생제 오남용으로 야기되는 내성균주 문제를 해결할 대체재로 사용 가능한 항균성 펩타이드들이 불가사리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연근해에 서식하는 말미잘도 연구 중이다. 말미잘이 뿜어내는 작은 독성 침에서 항균과 마취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성분이 발견된 것이다.
박 교수는 “새롭게 발견된 펩타이드들을 쥐에 투약한 결과 치료 효과가 있었다”며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가 개발됐고, 뉴트리아의 간에서 웅담의 주요 성분이 발견됐듯이 향후 불가사리도 인간에게 유익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국제신경화학회지 ‘신경화학저널’에 발표됐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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