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등산, 하얀 산호초 피운 수정병풍, 황금빛으로 물들다

Է:2017-02-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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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무등산 눈꽃·서리꽃 산행

광주 무등산, 하얀 산호초 피운 수정병풍, 황금빛으로 물들다
광주 무등산을 찾은 등산객이 아침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입석대의 서리꽃을 감상하고 있다.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무등산 주상절리는 천상의 석공이 깎고 다듬어 놓은 듯 다양한 모양을 자랑한다.
광주 무등산, 하얀 산호초 피운 수정병풍, 황금빛으로 물들다
돌기둥이 병풍처럼 길게 늘어선 서석대
광주 무등산, 하얀 산호초 피운 수정병풍, 황금빛으로 물들다
서리꽃이 빚은 은빛 터널을 지나는 등산객
광주 무등산, 하얀 산호초 피운 수정병풍, 황금빛으로 물들다
무등산 정상 인근 서석대 정상 표지석
광주시민에게 어머니의 품 같은 무등산(無等山·해발 1187m)은 봄날 백마능선 철쭉, 가을철 장불재 억새 등 사계절 아름다움을 뽐낸다. 그러나 현지 마니아들은 주상절리에 핀 순백의 상고대를 감상할 수 있는 겨울코스를 백미로 꼽는다. 눈꽃·서리꽃이 수놓은 입석대와 서석대의 풍광이 명품이기 때문이다.

접근성이 좋아 인기를 얻고 있는 증심사 코스로 들어섰다. 탐방안내센터를 거쳐 임도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등산길이 열린다. 임금의 옥새를 닮았다는 새인봉(璽印峰) 방면으로 길을 잡아 중머리재에 오르면 서북쪽 나주평야와 광주 도심이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이곳에서 장불재에 다다르면 갈림길에서 입석대 가는 길로 들어선다. 흰 눈으로 채색한 소나무, 서리 맞아 황금빛이 더 도드라지는 억새, 눈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흑색 바위가 그려놓은 수묵화 속에 빠져든다. 동남쪽으로 백마능선이 시원하게 뻗어 있다.

완만한 길을 10분쯤 오르면 입석대(立石臺·1017m)다. 백악기 후기인 9000만년 전 화산이 폭발해 솟구쳐 오른 용암이 지표로 흘러나와 냉각되면서 생긴 오각형·육각형 모양의 주상절리(柱狀節理)대다. 바위는 거대한 숯 더미 같기도 하고, 장방형으로 깎은 레고 블록을 쌓아 세워놓은 성채 같기도 하다. 각(角)의 단면이 뚜렷한 바위기둥이 차가운 기상을 뿜어낸다.

임진왜란 때 무등산을 근거로 의병활동을 벌인 의병장 고경명은 ‘네 모퉁이를 반듯하게 깎고 층층이 쌓아 올린 모양이 마치 석수장이가 먹줄을 튕겨 다듬어서 포개 놓은 듯한 모양’이라고 했다. 육당 최남선은 입석대의 위용에 압도돼 ‘먹물을 퉁겨 깎아 세운 듯하다’고 감상 소회를 묘사했다.

입석대를 뒤로 하고 이무기가 승천했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승천암을 지나 날등을 타고 20분쯤 오르면 서석대 정상(瑞石臺·1100m)이다. 찬 서리를 머금은 표지석이 맞아준다. 서석대 앞 오른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무등산의 정상인 천왕봉이다. 가운데의 납작한 봉우리가 지왕봉, 왼편의 뾰족한 곳이 인왕봉이다. 이곳은 군사시설물이 설치된 출입 통제구역이다. 비정기적으로 개방되는 시기에만 접근이 허락된다. 멀리 고개를 돌리면 광주 전역은 물론 나주평야, 영암 월출산까지 시야에 잡힌다.

서석대는 정상에서 왼편으로 내려서면 햇살에 반짝거리는 상고대가 은빛 터널을 이룬다. 서리꽃을 입은 나뭇가지는 순록의 뿔처럼, 바닷속 산호처럼 각양각색을 자랑한다.

15분쯤 내려가면 나무데크로 꾸며 놓은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육지에서 가장 큰 주상절리대인 서석대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높이 30m, 너비 1∼2m의 돌기둥이 병풍처럼 길게 늘어서 있어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노을이 질 때 유리처럼 반짝인다고 해서 수정병풍으로 불린다. 서석대를 마주한 육당 최남선은 “좋게 말하면 수정병풍을 둘러쳤다 하겠고 박절하게 말하면 해금강 한 귀퉁이를 떠왔다 하고 싶다”고 감흥을 남겼다.

이제부터는 하산길이다. 중봉삼거리 방면으로 길을 잡고 능선을 따라 내려간다. 20분쯤 내려가면 중봉 복원지 입구에 이른다. 무등산 허리를 가로지르는 관리도로와 합류하는 곳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장불재, 오른쪽은 원효사 방면이다. 억새길을 따라 직진하면 중봉(915m)에 닿는다. 오른쪽 동화사터 방면으로 15분쯤 가면 돌무지와 벤치만 남은 동화사터다. 이어 토끼등을 거쳐 증심사입구로 내려선다.


■여행메모
근대문화거리·박물관 등 볼거리 다채… 떡갈비·한정식·보리밥… 먹거리 풍성

수도권에서 간다면 경부고속도로와 논산천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 광주로 간다. 동광주 나들목이나 문흥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뒤 제2순환도로를 달리다가 증심사 이정표를 따라간다. 용산역에서 광주 송정역까지 KTX를 이용하면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증심사입구역까지 15개 정류장으로 33분 정도 소요된다. 증심사 입구까지 시내버스도 운행된다. 양림동 근대문화거리와 의재미술관, 대인예술시장, 남도향토음식박물관, 국립5·18민주묘지 등도 찾아볼 만하다.

광주여행의 시작은 맛이라고 할 만큼 먹거리가 풍부하다. 맛깔스럽게 한 상 차려진 남도음식을 맛보면 여행의 기쁨은 배가된다. 떡갈비, 한정식, 보리밥, 오리탕, 김치 등 '광주5미(五味)'가 그 중심이다. 이 가운데 송정 떡갈비는 일반적인 떡갈비와 달리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다. 원래 소고기를 이용하다가 1990년대 후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재료비가 인상되자, 음식 값을 올리지 않기 위해 돼지고기를 섞어 메뉴로 내놓았다고 한다. 광산구청 주변에 떡갈비 전문 음식점이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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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광주)=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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