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해군은 9일(현지시간) 인도양에서 ‘바부르-3’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바부르-3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사거리 450㎞의 SLCM이다. 파키스탄의 첫 해상 핵미사일 발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파키스탄 군 당국은 “핵 억지력 강화에 한 걸음 더 내딛게 됐다”고 자평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인도의 핵미사일 수준을 따라잡으려는 파키스탄의 노력으로 양국의 군사적 긴장이 더 높아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바부르-3 발사 수시간 전에 인도군 당국은 “파키스탄 접경 카슈미르에서 무장단체가 국경을 넘어와 민간인 3명을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파키스탄 출신 무장단체의 카슈미르 인도군 기지 공격으로 군인 19명이 숨졌을 때 인도군은 파키스탄 정부가 비호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보복에 나섰다. 이후 지금까지 양측의 유혈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탄두 보유량은 100∼130기로 엇비슷하지만 핵미사일 기술은 인도가 앞서 있다. 인도는 2013년에 이미 SLCM 발사에 성공했고, 최근 ICBM을 두 차례나 쏘아 올렸다. 지난달 26일 시험발사한 ICBM ‘아그니-5’는 1t 이상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고, 사거리 5000㎞로 중국 북부 지역까지 타격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이 실전배치되면 인도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에 이어 6번째 ICBM 보유국이 된다.
인도는 또 전략핵잠수함 INS 아리한트에서 사거리 3500㎞의 SLBM ‘K-4’ 발사시험을 조만간 실시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인도가 핵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파키스탄뿐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려는 차원이다. 이에 중국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아그니-5 발사 다음날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인도가 핵무기 탑재 가능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에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인도가 핵실험을 포기해야 한다는 1998년 안보리 결의를 거론한 것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무기 경쟁은 북한의 핵 위협 때문에 가뜩이나 불안한 아시아에 위험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탄두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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