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이영재] 인륜마저 저버리는 치매 부모 봉양

Է:2016-12-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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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자-이영재] 인륜마저 저버리는 치매 부모 봉양
사업실패와 치매 환자를 돌보지 못한 것을 비관한 60대 아들이 집에 불을 질러 노부모를 숨지게 한 경남 밀양 가족방화사건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경남 밀양경찰서와 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50분쯤 밀양시 초동면 명성리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박모(88·여)씨와 남편 김모(89)씨, 아들 김모(60)씨 등 일가족 3명이 숨졌다.

어머니 박씨는 치매 환자로 거동이 불편했다. 평소 주중에 2시간 정도 박씨를 돌보는 요양보호사가 있었으나 부자 사이에 치매가족 돌보는 것을 두고 자주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실에서는 아들이 쓴 유서가 발견됐다. 아들은 유서에서 “너무 괴롭다. 엄마 너무 사랑해,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는 등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관련해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이 많았다고 한다. 2남4녀 중 둘째아들인 김씨는 “사업을 하면서 빌린 수 천 만원의 빚 때문에 힘들다”는 하소연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고향에 내려온 후 감나무 밭을 임차해 감 농사를 지으며 유통 등 다른 사업도 추진했으나 뜻대로 잘되지 않았다는 게 주변 지인들의 전언이다.

박씨의 요양보호사도 “전날 오후 아들 김씨가 술에 취한 목소리로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며 협박하는 전화가 걸려왔지만 평소에도 자주 죽는다는 말을 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나 주변 사람들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현재로는 처지를 비관한 아들의 방화로 추정되지만 부모가 어느 정도 재산이 있었고 자녀들도 많아 단지 생활고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치매를 앓는 노모를 집에서 돌보기가 힘들었다면 요양원 등 시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을텐데 아들 김씨는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인륜을 저버린 아들 김씨의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치매 가족 돌보기가 가정의 문제로만 치부하기에는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우리 사회가 공동체 차원에서 함께 고민하면서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창원=이영재 사회2부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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