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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핵안 표결 이후를 대비해야 할 때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진다. 가결되면 박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헌법재판소는 최장 180일간 탄핵 심판을 논의한다. 부결될 경우 성난 민심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야당은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면 국회의원직을 총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박 대통령은 헌재 결정을 지켜보겠다며 장기전에 돌입했다.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어느 정도의 국정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다.

여기에다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호전되고 있는 세계경제와 달리 한국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내외 기관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내리고 있다. 구조조정은 손도 못 대고 있다. 유엔 대북제재가 본격화되는 내년 1월에는 북한의 도발마저 우려된다. 출범을 앞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에 발빠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탄핵 정국 이후 각계각층의 변화 요구도 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 이후에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탄핵안 표결 이후의 국정 수습책은 여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탄핵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질서 있는 국정 수습책 마련이 절실하다. 야권은 탄핵 정국을 수습할 총리를 미리 뽑지 않은 우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야권이 싫든 좋든 현재로선 ‘황교안 체제’ 외에 별 대안이 없다. 그렇다면 황교안 체제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역할과 권한의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황 총리와 여야 대표 등이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흔들리는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경제부총리를 여야 합의로 조속히 결정하는 방안도 고려 대상이다.

탄핵안 표결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마무리짓는 종착역이 아니다. 최장 6개월이 정치권 앞에 더 놓여 있다.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각 정파가 차기 대선의 유불리를 따지면서 허비해선 안 된다. 여야는 예측가능한 정치일정을 마련하는 등 나라와 국민을 위해 사심없이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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