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트럼프 자택인 맨해튼 트럼프타워를 방문해 1시간30분 동안 회담했다. 그는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우 따뜻한 분위기 속에 흉금을 터놓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신뢰를 쌓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자평했다. 아직 취임하지 않은 당선인과의 비공식 회담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아베 총리는 “기본적인 생각을 이야기했고 다양한 과제에 대해 얘기를 했다”고 말해 좌초 위기에 놓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비롯한 양국 현안 관련 이야기가 오갔음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최고 수준의 예우로 아베 총리를 맞았다. 장녀 이방카와 ‘막후 실세’로 불리는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자리를 함께했다. 트럼프 정권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낙점된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도 합석했다. 트럼프 일가의 핵심 멤버와 차기 외교·안보 실세가 아베 총리를 맞이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회담에 통역만 대동했다. 45분으로 예정됐던 회담은 90분으로 연장됐다. 골프 애호가인 두 사람은 골프용품을 선물로 주고받았다. 회담이 끝난 뒤 트럼프는 건물 아래 차량 대기 장소까지 내려가 아베 총리를 배웅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베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아베 총리가 내 집을 찾아와 위대한 우정을 시작하게 돼 기쁘다”고 썼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회담은 내년 1월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전부터 양국 정상 간 강한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커다란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외무성 간부가 “아베 총리와 트럼프는 마음이 통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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