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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입증하나 못하나… 檢-崔 ‘48시간 싸움’ 돌입

최순실 긴급체포… ‘데드라인’ 11월 2일 밤 11시57분

혐의 입증하나 못하나… 檢-崔 ‘48시간 싸움’ 돌입 기사의 사진
101경비단 소속 경찰들이 1일 청와대 정문 앞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청와대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량을 이용해 청와대 정문을 자유롭게 출입했다는 의혹을 둘러싼 야당 의원들의 추궁이 잇따랐다. 이병주 기자
31일 밤 11시57분 최순실(60)씨를 긴급체포한 검찰에는 이론상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다.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거나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이다. 선택에 주어진 시간은 48시간, 데드라인은 2일 밤 11시57분이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체포 피의자에 대해 48시간 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즉시 석방토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이야기일 뿐 검찰이 내릴 답은 사실상 하나다. 최씨의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큰 상황에서 검찰이 최씨를 석방하면 부실수사 여론에 직면하게 된다. 긴급체포 피의자를 풀어준 경우 같은 혐의로 재차 체포할 수 없다는 점도 수사상 걸림돌이다.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사는 1일 “수사는 수싸움이지만 기세싸움인데, 긴급체포를 했다가 그냥 석방한다는 건 이미 진 수사”라고 말했다.

검찰과 최씨 측의 수싸움은 최씨 입국 전부터 시작됐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67·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는 지난 28일 기습적으로 기자들을 만나 변호인 선임 사실을 공개하며 “최씨는 검찰이 부르면 나오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최씨의 송환을 촉구하는 여론을 이용해 검찰에 시간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컸다. 이 변호사는 “위법행위가 모두 범죄사실이 되는 건 아니다”고도 말했다.

검찰 역시 카드를 감춰왔다. 검찰은 최씨의 신병을 확보한 이후인 현재까지도 최씨에게 적용된 죄명을 선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 통상 특별수사의 수순과 달리 금융권의 협조를 동반한 계좌추적보다는 최씨 관련자들의 증거·진술부터 모았다. 언론이 앞서나간 상태에서 압수수색의 실효성은 어차피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최씨의 정보를 알면서도 검찰에 협조할 수 있는 이들을 특별히 관리하며 이들을 접촉하려 하는 인사들의 동향을 파악했다.

검찰이 법원에 소명할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는 충분해 보인다. 국민적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방해 우려를 내세워 ‘사안의 중대성’을 설득하는 것은 문제없어 보인다. 국외도피 전력이 있는 데다 줄곧 혐의를 부인하는 최씨를 석방하면 ‘도주, 증거인멸의 우려’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자연스러워 보인다. 최씨를 미르·K스포츠재단의 실소유주로 지목한 이들이 많고 태블릿 PC가 확보된 이상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를 서술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검찰이 최씨의 범죄사실을 얼마나 구체적인 행위들로 제시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최씨 측은 대통령이 사과로 인정한 연설·홍보 문건 유출에 대해서만 인정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최씨가 민간인 신분임을 고려할 때 검찰이 이 부분에 단기간 내 선명한 혐의를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검찰은 그간 기초조사가 진행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과정부터 문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SK와 롯데그룹 고위 임원들을 불러 재단에 낸 기부금이 강요였는지 조사했다. 최씨의 지시로 재단 관련자들과 정부 고위 관료들이 만난 각종 기록도 확보했다. 시중은행권을 상대로 최씨와 주변 인물, 관련 법인들의 금융거래내역을 수집했다.

검찰은 최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청와대 문건 유출로 파생되는 혐의에 대해서도 깊이 조사할 계획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씨에게 외교상 기밀누설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죄 등이 적용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최씨가 평창 동계올림픽 이권에 개입하려 했다거나 청와대에 비공식적으로 출입했다는 등 계속해서 제기되는 의혹도 향후 검찰의 수사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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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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