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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자-이도경] 교육부, 이대 특별감사… ‘일벌백계’ 모범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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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60)씨 딸 정유라(20)씨가 서류평가에선 합격권(6등) 밖이었지만 면접에서 1등을 해 이화여대에 최종 합격했다.”

지금 대학가 안팎에선 이 의혹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의혹대로라면 대입 수시 제도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대학이 면접 등 정성평가(평가자 주관을 점수화) 요소를 악용해 ‘○○의 아들딸’을 위해 ‘프리패스’를 끊어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국민일보는 31일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정씨의 서류평가와 면접평가 순위 정보를 교육부와 이화여대에 요청했다. 돌아온 대답은 ‘노(NO)’였다. 등수만 공개해도 의혹은 가라앉을 수 있다. 이화여대는 부정입학이란 치명적인 불명예를, 교육부는 대입 수시모집 공정성 논란을 떨쳐버릴 수 있는 확실하면서도 간단한 방법을 외면했다. 의혹을 보도한 뒤에도 묵묵부답이다.

정유라 파동으로 대학 입시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대학 입학생 70% 이상을 뽑는 수시모집에서 터진 일이라 충격은 더욱 컸다. 대표적 명문 사학 중 하나가 ‘비선실세’의 딸을 위해 학칙을 바꿔 입학의 길을 터주고, 학점에서도 편의를 봐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교육부 책임이 가장 무겁다. 교육부는 그동안 대입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수시모집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닫았다. 그러고는 수시 비중 확대에만 열을 올렸다. 특히 공정한 입시 제도를 운영하는 대학에 예산을 지원하는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에 이화여대를 선정한 부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교육부가 이화여대 사태의 ‘공범’ 내지는 ‘방조범’이란 얘기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래서 이번 교육부가 착수한 특별감사는 ‘특별’하다. 교육부 감사팀은 정씨가 입학 당시 받은 서류점수와 면접점수, 등수를 확보해 다른 학생의 점수와 비교하는 작업을 거의 마쳤을 것이다. 감사 요원들은 정씨에게 유독 높은 면접 점수를 부여한 이유를 추궁할 것이다. 이화여대는 ‘지원자의 성장 잠재력을 종합 평가한다’고 적시한 모집요강 문구를 근거로 ‘공정했다’고 주장한다. 수시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대학들이 내놓는 논리다. ‘우리가 알아서 잘 뽑았다’는 식이다. 교육부 감사는 이 논리를 철저히 검증하는 작업이 돼야 한다. 감사로 부족하다면 수사 의뢰는 당연한 수순이다.

보름 뒤 17일이면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다. 교육부 감사는 11일쯤 마무리되니 수능 시험 전후로 결과가 나오게 된다. 대다수 수험생은 수능 당일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받기 위해 가슴을 졸인다. 대입 제도를 운영하는 교육부는 “부정은 반드시 단죄된다”는 메시지를 수험생에게 전해야 한다. 대다수 수험생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이며, 가장 교육적인 메시지다. 이도경 사회부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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