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개봉해 450만 관객을 돌파한 ‘럭키’는 올해 나온 코미디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장르와 혼연일체 된 주연 유해진(46)의 코믹 연기가 통한 것이다. 이준과 조윤희가 든든한 조역을 해냈다. 두 사람의 가뿐한 발걸음은 브라운관으로 향했다.
‘럭키’에서 지질한 무명배우 재성 역을 소화한 이준은 MBC 월화극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 인간미 넘치는 변호사 마석우로 변신했다. 과거 센 역할을 주로 맡던 그가 연기인생 중 가장 착한 캐릭터를 만났다. 아이돌 출신 꼬리표는 이제 완전히 떼어낸 듯하다. 연상의 여인(최지우)을 향한 저돌적인 사랑도 ‘설렘 포인트’다.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조윤희에게는 역시 따뜻한 캐릭터가 잘 어울린다. ‘럭키’에서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형욱(유해진)을 살뜰히 보살펴주는 구급대원 강리나 역을, KBS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꿋꿋하게 살아가는 양복점 직원 나연실 역을 각각 맡았다. 라디오 DJ이기도 한 그는 KBS 쿨FM ‘볼륨을 높여요’를 통해 매일 청취자들과 만나고 있다.
2004년부터 아역으로 활동한 배우 김유정은 데뷔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최근 종영한 KBS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과의 싱그러운 로맨스로 큰 사랑을 받았다. “(당연히) 스타가 되리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될 줄은 몰랐다”는 차태현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뜨거운 인기는 스크린으로 이어진다. 김유정은 오는 11월 개봉하는 휴먼코미디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호기심 많은 엉뚱 소녀 스컬리 역을 맡았다. 차태현(이형 역)과 빚어낼 찰떡 ‘케미’가 기대를 모은다.
매주 수·목요일마다 여심(女心)을 뒤흔들고 있는 SBS ‘질투의 화신’의 두 주역도 11월 스크린에 컴백한다. 공효진은 미스터리물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조정석은 코미디물 ‘형’에서 새로운 얼굴로 관객을 만난다.
‘질투의 화신’에서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는 공효진(표나리 역)은 ‘공블리’(공효진+러블리) 이미지를 잠시 내려놓는다. ‘미씽’에서 파격 변신을 예고했다. 극 중 아이를 데리고 사라져버린 보모 한매 역을 맡아 미스터리한 전개의 중심축을 담당한다. 얼굴의 점 개수와 속눈썹 모양까지 직접 설정하는 등 디테일한 캐릭터 표현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조정석은 요즘 뭇 여성들을 잠 못 이루게 하는 장본인이다. 질투에 불타오르는 ‘사랑꾼’ 이화신 역을 물오른 연기력으로 소화해내고 있다. 그가 선보일 ‘브로맨스’ 역시 기대된다. ‘형’에서 그룹 엑소(EXO)의 도경수(활동명 디오·23)와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전과 10범의 사기꾼 형(조정석)과 불의의 사고를 당한 전직 유도 국가대표 동생(도경수)의 이야기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어 그 재미를 공유하고 싶었다”는 조정석은 또 한 번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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