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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상을 밝히는 義人들의 헌신과 희생

‘울산버스 의인’수상 固辭 울림 커… 삭막한 사회 지탱하는 한줄기 희망

지난 13일 밤 10명이 사망한 ‘울산 관광버스 참사’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부상자들을 구조한 뒤 자신의 차로 병원까지 옮긴 묵호고 윤리교사 소현섭(30)씨가 한 대기업 공익재단의 ‘의인상(義人賞)’ 수상을 거부했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정중히 고사했다고 한다. 이 재단은 표창과 함께 상금 5000만원을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소씨가 한사코 사양해 무산됐다. 재단이 상을 받으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상을 받을 만한 일이 아니다. 슬픔에 빠진 유가족이 있는데 축하받는 건 옳지 않다”며 “의롭고 필요한 곳에 써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따뜻한 이야기다. 불이 난 버스의 추가 폭발 위험을 감수하고 몸을 던진 것만으로도 박수받아 마땅한데 의인상 수상과 상금까지 마다한 품성은 잔잔한 감동을 부른다. “의인으로 포장돼 부끄럽다”는 그의 한마디는 몰염치와 허세로 가득찬 세상을 향한 꾸짖음 같다. 지난 1월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경기도 의정부시 한 아파트에서 큰불이 났을 때 밧줄로 주민 10명을 구한 이승선(52)씨가 한 공익법인의 상금 3000만원을 거절했다. 그는 “칭찬받는 일은 감사하지만 소중한 돈이 저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쓰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갈수록 삭막해지는 세상이지만 소금 같은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그나마 견딜 만하다.

우리 주변에서는 남을 위해 기꺼이 스스로를 버리는 숭고한 죽음도 자주 목격된다. 지난 9월 화마에서 이웃을 구하고 숨진 고 안치범씨. 안타까운 살신성인의 주인공은 불과 28세였다. 본인의 생을 책임지기에도 버거운 젊은 나이였던 그는 짧지만 영원한 삶을 살았다. 이달 초 울산 온산소방서 강기봉 소방관은 태풍으로 강에 침수된 차 안에 있던 시민을 구조하려다 숨졌다. 세월호 수색 작업에 참여했다가 지난 6월 세상을 뜬 잠수사 김관홍씨도 희생을 실천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들의 헌신이 가져온 울림은 실로 크다. 극단적 이기주의와 납득하기 어려운 비정상이 판치는 세상이 그나마 유지되는 것도 한줌의 의로움이 있기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소돔과 고모라성이 멸망한 것은 의로운 사람 하나가 없었기 때문임을 성경은 분명히 전한다.

의인들의 고귀한 뜻을 디딤돌 삼아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겠다. 정부는 이들에게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하는 데 한치의 소홀함이 없어야겠고, 국민들은 숭고한 정신을 끊임없이 칭송하고 확산시키는 데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기리는 것을 넘어 의인들의 교훈을 함께 실천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국민 모두가 그 뜻을 공고히 다지고 마침내 행동으로 옮길 때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공동체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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