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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국 보류된 박원순 시장의 ‘무상 등록금’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부터 서울시립대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는 방안을 유보하기로 했다.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한 뒤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시립대 학생들의 반발에 물러선 것이다. 등록금 면제 논란은 박 시장이 지난 6일 자신의 SNS방송에서 “우리도 내년부터 (시립대) 전액 면제할까봐요”라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박 시장은 교수나 교직원은 몰라도 학생들은 무상 등록금에 ‘적극 찬성’할 것으로 생각한 듯하다. 하지만 시립대 학생들은 “무상 등록금제를 실시하면 열악한 학교 시설을 개선할 돈이 없고 교육의 질도 떨어진다”며 반발했다. 시립대 총학생회가 실시한 찬반 조사에서도 반대가 훨씬 많았다.

박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액 등록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학생·교수 사이에는 “반값 등록금을 시행한 이후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대학 측이 예산 부족으로 강사를 대폭 줄여 강의 수가 줄었다. 수강생 100명 이상인 비효율적 대형 강의는 4년 새 배 이상 늘었다. 박 시장의 반값·무상 등록금 방안을 포퓰리즘이라고 일방적으로 매도할 것은 아니다. 왜냐 하면 서울시립대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사립이 아니라 서울시에서 설립·운영하는 공립 대학이기 때문이다. 외국 국공립 교육기관 학생들은 매우 저렴한 비용을 내거나 사실상 무료로 교육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박 시장은 주요 방안을 불쑥 내놓을 게 아니라 시 재정 형편과 반값 등록금제의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어야 했다. 발언 2주일 만에 번복해야 할 사안을 성급히 ‘터뜨리다’보니 선거용이라거나 포퓰리즘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해 여러 반값·무상 복지 방안을 저울질하는 후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서울시립대 등록금 논란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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