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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당선만 되면 그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檢, 친박 무혐의 처리로 형평성 논란… ‘야당탄압’ 운운은 구시대적 행태

입력 : 2016-10-13 19:03/수정 : 2016-10-13 21:44
4·13총선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13일 자정을 기해 만료됐다.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의원들은 두 다리 쭉 뻗고 잠잘 수 있게 된 반면 재판에 넘겨진 의원들은 금배지를 떼일지도 모를 불안감에 떠는 처지가 됐다. 19대엔 30명이 기소돼 10명이, 18대 땐 34명이 기소돼 15명이 대법원의 당선무효형 확정판결로 금배지가 박탈됐다. 기소된 의원 가운데 적어도 3명 중 1명은 의원직을 잃는다는 말이다.

13일까지 검찰이 재판에 넘긴 국회의원은 33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이 15명으로 가장 많고 새누리당 12명, 국민의당 4명, 무소속 2명 순이다. 정당별로 어느정도 형평성을 맞춘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내용면에선 뒷말이 무성하다. 검찰이 친박 실세인 최경환,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무혐의 처리한데 반해 더민주 추미애 대표, 윤호중 정책위의장 등과 정세균 국회의장 선거참모를 기소해서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기소된 자당 의원이 1∼2명을 제외하고 모두 비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소독점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법 제도 하에서 기소 여부는 전적으로 검찰의 권한이다. 따라서 검찰권은 어떤 외압, 특히 권력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하게 행사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검찰의 이번 기소권 행사가 과연 정당했느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 예비후보에게 “선거구를 바꾸라”고 종용한 녹취록까지 있는데도 최 의원 등을 무혐의 처리하니까 검찰이 ‘권력의 시녀’라는 비난이 우후죽순 나오는 거다. 검찰은 “선거에 출마하지 말라고 공갈, 협박한 것보다 더 큰 선거법 위반이 어디 있느냐”는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의 비판을 흘려들어선 안 된다.

더민주의 과잉 대응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당대표라도 혐의가 있으면 법의 심판을 피해갈 수 없다. 검찰의 기소가 곧 유죄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최종 판단은 사법부의 몫이다. 그럼에도 검찰의 기소권 행사를 ‘정치보복’ ‘야당탄압’으로 몰아붙이는 더민주의 행위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나 통했던 구시대적 수법이다. 죄가 없으면 무죄를 선고받을 것이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검찰에 돌아가게 돼 있다. 설사 억울한 측면이 있더라도 이런저런 토 달지 말고 당당하게 재판에 임해야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는다.

선거만 없으면 이보다 좋은 직업이 없다는 게 국회의원이다. 책임질 일은 없고, 권한은 막강하다보니 아무리 법을 강화해도 불법선거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법을 보다 엄격히 적용해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기필코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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