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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대 뒤처진 화물연대 파업… 물류대란 철저히 대비하라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10일부터 화물 운송을 거부키로 했다. 철도노조 파업이 9일째를 맞아 장기화하는 상황이다. 화물열차 운행률은 42%까지 떨어졌다. 화물트럭마저 발이 묶일 경우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화물연대 파업에 전국 물류가 거의 마비됐던 2003년, 7조원대 피해가 발생했던 2008년의 악몽이 남아 있다. 정부가 지금 할 일은 예상되는 물류대란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다. 한진해운 사태의 와중에 국내 운송망까지 망가진다면 그 피해는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다. 정부의 위기 대처 능력이 어떤 수준인지 여러 차례 경험한 터라 그리 미덥지 못하다. 최악을 가정해 포괄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국가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파업을 한다”고 화물연대를 성토했다. 우리 경제가 좋았던 게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와 민생은 늘 어려웠고 ‘경제가 어려운 때에…’라는 논리 역시 철 지난 레코드판이 됐다. 화물연대 파업은 경제가 어려운 때라서가 아니라 시대에 뒤처지는 행동이어서 잘못됐다.

이번 파업은 소형 화물차를 허가제에서 사실상 등록제로 전환하는 정책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택배시장이 너무 커져 발생한 차량 부족을 해결하려고 증차 제한 규제를 풀었다. 화물연대는 차량이 늘면 기존 화물차 수입이 줄어든다며 반발해 왔다. 여기서 택배시장이 왜 이리 커졌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온라인 쇼핑의 폭발적 증가 때문이다. 직접 ‘로켓배송’에 나선 쿠팡 같은 업체도 등장했다. 해외에선 ‘드론 택배’가 상용화를 목전에 뒀다. 조만간 이 시장에 로봇이 경쟁자로 뛰어들 것이다. 시장이 바뀌는 속도는 제어가 불가능할 만큼 가속이 붙어 있다. 그 흐름에 맞서 기존 룰과 파이를 고수하려는 게 이번 파업의 본질이며, 장기적으로 결코 노동자에게 이로운 행동일 수 없다. 노동자가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정책을 오히려 정부에 요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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