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사설] 국회 정상화됐지만 정치불신 더 깊어졌다

여, 국감 거부와 대표의 단식은 패착… 야, 數의 힘으로 밀어붙이지 말아야

국회가 오늘부터 정상화된다. 새누리당이 전격 국정감사 참여를 결정해서다. 이정현 대표도 지난달 26일부터 지속해 온 단식농성을 중단했다. 당연한 결정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시작된 사상 초유의 집권여당 대표의 단식과 여당의 국감 거부는 애초부터 명분도, 실익도 없었다. 여당의 잘못된 선택으로 대통령이 ‘비상시국’이라는 이때 국회는 지난 일주일을 허송했다. 국회 파행의 가장 큰 책임은 여당에 있다.

새누리당의 국감 참여는 단식투쟁 등 강경 일변도 투쟁만으로는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의 결과다. 당내 이탈세력도 늘었다. 여론이 호의적이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여기에 리더십의 부재가 더해지면서 강경투쟁을 지속할 동력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감 거부 및 대표 단식의 명분으로 내걸었던 정 의장 사퇴 요구를 관철시킨다는 건 불가능했다. 오히려 새누리당의 난맥상만 드러내는 역효과를 냈을 뿐이다.

천신만고 끝에 국감이 정상화됐지만 갈등이 말끔히 해소된 건 아니다. 이른바 ‘정세균 방지법’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거취 문제가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 등도 마찬가지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폭발력이 큰 이들 사건을 앞세워 기선잡기에 나설 가능성이 커 정상화가 정기국회 회기 종료 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강대강 대결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명제가 재확인된 만큼 여야의 접근법이 달라져야 한다. 새누리당은 일부 친박 강경파에 끌려다니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여소야대의 힘만 믿고 무리하게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밀어붙여 국회 파행을 불렀다. 여야 간에 정치력이, 당내에 리더십이 존재하지 않아 빚어진 일이다. 정치력과 리더십이 복원되지 않는 한 백년하청이다.

여당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새누리당은 여건 변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지난달 28일 이 대표의 국감 참여 요청은 일축하면서 이번엔 받아들이는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차라리 그때 받아들였다면 욕이라도 덜 먹었다. 이렇게 전략도, 소통도 없이 당이 오락가락 운영되니 여당으로서 정국을 주도하기는커녕 존재감마저 희미해지는 게다.

우선 ‘청와대 하수인’ 이미지부터 벗어던져야 한다. 청와대와 정부가 거듭 미르·K스포츠재단의 대통령 관련설을 부인하는 마당에 관련 증인 채택에 새누리당이 소극적인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이번 기회에 모든 의혹을 해소하고 가는 게 대통령을 위해서나 내년에 정권을 재창출해야 하는 새누리당을 위해서나 득이다. 그래야 야권도 ‘정세균 방지법’ 만들기에 성의를 보인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