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는 없고 메르켈-푸틴에겐 있다?

Է:2016-10-01 00:06
:2016-10-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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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체력과 정치력의 함수

힐러리는 없고 메르켈-푸틴에겐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건강이 유권자에게 핵심 변수로 등장하면서 정치인에게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2일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뇌출혈로 급사해 권력 공백이 야기된 것은 지도자의 건강과 국정안정이 뗄 수 없는 사안임을 보여준다.



요즘 국제정치는 체력전

국제정치에서 지도자의 건강이나 체력은 중요한 정치력이다. 글로벌 이슈가 증가하고 해외출장이나 며칠씩 진행되는 다자회의가 늘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체력이 외교의 핵심 무기가 된 것이다.

지난 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막기 위한 마라톤협상이 대표적이다. EU의 28개국 정상은 1박2일 밤을 새우며 무려 30시간 넘는 협상 끝에 EU 개혁안을 도출했다. EU 정상들은 지난해 7월에도 그리스 채무탕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후 4시에 시작한 회의를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이어가며 합의안을 만들었다.

건강과 체력을 가장 잘 활용하는 정치인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다. 메르켈은 2013년 11월 3연임을 위한 대연정 협상에서 사회민주당(SPD) 지도부를 이틀에 걸쳐 18시간 동안 협상장에 앉혀 놓았다. 그는 결국 이튿날 새벽 5시50분에 양보를 얻어냈고, 협상은 타결됐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사태 평화협상 때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17시간 동안 붙잡아두며 밤샘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안에 서명케 했다.

웬만한 나라에서 정상급 대우를 받는 미국 국무장관도 건강하지 않고선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 AP통신에 따르면 존 케리 국무장관은 임기 4년간 업무 때문에 이동한 비행거리가 160만㎞에 달한다. 지구를 40바퀴 도는 시간만큼 비행기를 탄 것이다. 케리 장관은 지난해 4월 이란 핵협상 타결 때 스위스 로잔에서 무려 8일간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클린턴 후보도 국무장관 재임 기간 전 세계 이슈를 따라 약 80일 동안 비행기 안에 있었다.



국정 안정과 직결되는 지도자 건강

지도자에게 건강은 곧 정치적 파워다. 건강할 때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아프면 정정불안과 권력누수가 곧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가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다. 그는 ‘걸어 다니는 병동’이라는 별명만큼 입원과 퇴원을 자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러시아의 체제 위기론이 반복됐다. 옐친의 재임 기간은 구소련을 포함해 현대사에서 러시아가 가장 약한 시기였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상체를 벗고 근육질 몸매를 자주 드러낸다. 승마와 유도를 즐기는 모습을 종종 공개하며 ‘강한 러시아’를 대내외에 과시한다. 푸틴이 지난해 3월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시간이 2주일이 넘으면서 건강이상설이 불거지자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악수하면 손이 부러진다”고 자랑에 나서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2012년 부주석 당시 예정된 면담을 잇따라 취소해 권력암투설, 테러설, 실권설이 나돌았다. 당시 시 주석은 운동을 하다가 가볍게 몸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실권설’까지 제기된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지난해 건강이상설이 돌았다. 잡지 ‘주간문춘’이 아베 총리가 지난해 6월 자민당 관계자들과 식사하던 중 피를 토했다고 보도했다. 정치권이 술렁거리자 아베 총리가 직접 주간문춘을 비난하며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81세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도 공개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31세 아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에게로 실권이 넘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83세인 아키히토 일왕은 최근 건강 문제를 들어 퇴위 의사를 밝혔다. ‘영원한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도 결국 건강 때문에 2008년 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넘겼다.

지도자의 건강악화설은 숨기는 게 관례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애디슨병(부신피질 기능부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은 전립선암을 앓았지만 재임 중에는 비밀에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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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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