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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임건의안 처리와 國監이 무슨 상관인가

20대 국회 첫 국감, 與 거부로 파행… 대화로 조속히 국회 정상화 해야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부터 파행으로 얼룩졌다. 새누리당이 야3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처리에 항의해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면서 26일 시작된 국감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굴복만 강요하는 여야의 강대강 대치 속에 대화와 타협은 설자리를 잃었다. 여소야대 20대 국회의 최대 화두인 협치는 고사하고 불신과 증오가 지배하는 한국정치의 적나라한 현주소다.

국감은 이날 12개 상임위원회에서 실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단 한 군데서도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 국방, 안전행정, 정무위는 위원장의 사회 거부로 개의조차 못했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위원장인 외교통일, 교육문화체육관광,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산업통상자원, 보건복지, 환경노동, 국토교통위원회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국감’으로 파행했다. 새누리당의 국감 참여를 위해 국감 일정을 2∼3일 늦추자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제의는 더민주의 거부로 대답 없는 메아리로 끝났다.

국감은 행정, 사법 등 국정 전반에 관해 잘잘못을 따지고 비판하는 입법부의 고유 권한이자 의무다. 1년에 한 번뿐인 중요 행사를 정치적 견해 차이로 포기하는 행위는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장관 해임건의안과 국감은 성격이 전혀 다른 별개 사안이다.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 법적·정치적 문제가 있다면 그것대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일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이 두 사안을 연계해 국회 일정을 거부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진 여당의 바른 자세가 아니다. 어차피 국감은 야당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는 무대이니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놀부 심보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나라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전쟁광 김정은의 핵위협이 날로 가중되고 있고, 경제의 불확실성 또한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이 같은 엄중한 상황에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은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외려 불안을 키우고 있으니 국회의 존재 이유에 회의(懷疑)하는 국민이 부지기수인 게다. 설령 비상시국이 아니더라도 국회에는 시급을 요하는 국가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지체 없이 국회가 정상화돼야 하는 이유다.

정치력의 복원이 절실하다. 전쟁 중에도 협상은 이뤄진다. 하물며 여야 간에 대화를 못 할 이유가 없다. 실력행사는 마지막 수단이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 의장 사퇴를 요구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여당 대표의 단식투쟁은 성급한 감이 없지 않다.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의 ‘릴레이 1인 시위’로 충분하다. 시위는 하되 대화의 문을 닫아선 안 된다. 거야(巨野)도 새누리당에 국회 복귀 명분을 주는데 있어 인색함이 없어야 한다. 국회 파행이 길어질수록 피해를 보는 건 국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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