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은 50분간의 연설에서 국제사회가 제기하는 세 가지 의문을 거론하며 스스로 답했다. 중국의 성장세 유지, 개혁·개방 지속, 중진국 함정 탈출 여부에 대한 답변이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개혁의 고통이나 개방의 후퇴에서 비켜서지 않을 것”이라며 “중·고속 성장을 유지하면서 세계에 더 많은 발전의 기회를 제공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팔을 스스로 잘라낼 수 있는 장사의 용기”와 “봉황열반(鳳凰涅槃·봉황이 자신을 불사른 뒤 더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는 뜻)의 결심”을 언급하며 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또 중국의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이 주변국에도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대외 개방은 우리만의 뒤뜰이 아니라 각국이 공유할 수 있는 정원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연설에 중국 경제의 자부심과 글로벌 경제침체 탈출 해법이 담겼다고 자평했다.
시 주석은 “각국의 안보는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어 어느 한 나라도 자기만 생각할 수 없고 혼자서 해결할 수도 없다”며 “지난 시기의 냉전적 사고는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합적·협력적이고 지속 가능한 새 안보관을 수립하는 게 급선무”라며 “세계와 지역 안정 유지를 위해 각국이 평화와 안녕을 소중히 여길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국가나 현안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각국의 안보 상황이 연계돼 있으니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 사드 배치를 포기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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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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