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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재수 후보자, 농식품부 장관 자격 있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은 모두 돈에 관한 것이다. 고위 공직자 지위를 이용했다고 의심되는 부동산 의혹부터 그런 지위에도 어머니가 빈곤층 의료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스펙트럼도 넓다. 1일 인사청문회에서는 농촌진흥청장 시절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의혹, 외부 강연료로 수천만원의 수입을 올린 문제도 추가됐다. 장관감이 그렇게 없었나 싶다. 주변 관리를 저렇게 해놓고도 장관 하겠다고 나선 걸 보면 인사청문회를 얼마나 우습게 본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부동산 의혹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2001년 88평 빌라를 분양가보다 2억여원 싸게 샀다. 매입금 4억6000만원의 대부분은 농협에서 고작 1%대 금리로 대출받아 충당했다. 당시 시중 대출금리는 평균 8%였다. 그는 이 집을 2006년 되팔아 3억4700만원 차익을 거뒀다. 전세로 거주한 경기도 용인의 93평 아파트는 전세금이 1억9000만원에 불과했고 7년간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그의 어머니는 10년간 차상위계층 등의 자격으로 의료비 혜택을 받았다. 부양할 자녀가 없거나 소득이 매우 낮아야 가능한데 이 기간에 아들은 고위 공무원과 공기업 사장을 지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1%대 대출 경위를 묻자 “흔치 않은 일이긴 하나 농협에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넘어가는 식이었다. 이래도 임명을 강행한다면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장관 인사청문회를 요식행위로 격하시키는 일이다. 국회와 여론이 뭐라든 대통령 뜻대로 한다는 선언이 된다. 국회의 반대에도 임명한 음주운전 경찰청장은 “정권이 바뀌면 물러나겠다”는 황당한 소리를 했다. 법에 정해진 임기가 남았어도 임명권자와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관료가 국민을 생각하며 일할지, 대통령을 바라보며 일할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그런 관료가 하나 더 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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