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공약 발표 직전 멕시코 가는 트럼프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을 만난다. 트럼프는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멕시코 대통령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31일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이민정책 공약을 발표한다. 1100만명에 달하는 불법이민자 중 몇 명을 추방하자고 주장할지가 관심이다. 그는 공약발표 직전 자가용 비행기로 멕시코로 가 니에토를 만난다. 멕시코 대통령실은 트럼프가 개인 자격으로 방문한다고 확인했다.

니에토는 올 초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를 성폭행범, 범죄자로 비하하고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하자 그를 히틀러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가 나중에 사과했다.

트럼프는 주멕시코 대사관을 통해 방문이 가능한지 타진했다. 대사관은 경호와 시간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으나 트럼프는 굽히지 않았다.

트럼프는 국경 장벽건설과 불법이민자 추방을 공약으로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본선을 앞두고 히스패닉 유권자를 의식해 추방 대상자를 축소했다. 최근에는 반발이 빗발치자 발표를 한 차례 미루는 등 좌고우면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대통령 취임 첫날 남쪽 국경에 장벽을 건설한다고 말했다. 불법이민을 중단하라”고 썼다. 지난 27일에는 “취임하면 1시간 내에 불법이민자 중 범죄자를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방자 규모와 범죄자가 아닌 불법이민자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이민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불법이민자 가운데 중범죄자는 69만명이다. 체류기한을 넘긴 사람은 550만명이다. 절차를 밟지 않고 입국한 불법이민자는 모두 1100만명이다. 트럼프가 불법이민자 문제에 관해 조언을 구한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는 “오랫동안 미국에서 법을 어긴 적이 없고 세금을 낸 사람은 합법적으로 체류할 길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싱크탱크 이민연구소의 마크 크리코리언 소장은 “불법체류자에게 합법체류의 길을 터주는 것은 트럼프가 경선 때 비판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이민개혁안과 다를 게 없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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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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