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현실 가능한 꿈’만 꾸게 되는 요즘 진정한 ‘꿈’을 그리도록 도전을 주는 좋은 모델이 곁에 있음을 발견할 때 행복합니다.”(김지훈 서울 서대문교회 부목사)
24일 충남 천안 나사렛대(총장 임승안 목사) 강당에선 전국 각 지역의 부교역자 9명이 ‘내가 생각하는 부교역자’ ‘내가 꿈꾸는 목회’에 대한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교회갱신협의회(대표회장 이건영 목사)가 22일부터 2박3일 동안 개최한 영성수련회의 마지막 순서로 부교역자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토크콘서트는 담임목사, 부목사, 사모, 남녀 전도사 등 수련회 참석자들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패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포문을 연 것은 ‘부교역자는 ○○이다’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었다. 조사 결과 담임목사의 69%가 부교역자를 ‘동역자’라고 생각한 반면, 부교역자들은 절반 수준인 34%만 ‘동역자’라고 느끼고 있었다. 기타의견 중에는 ‘1회용 젓가락’ ‘자판기’ ‘시종’ ‘보릿고개’ ‘나그네’ 등도 있었다. 부교역자의 불안정성과 과도한 사역 부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답변들이다.
나형덕(광주 중흥교회) 부목사는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는데 담임목사의 시각에서는 부족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어디까지 열심히 해야 하는지 고민될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김승준(정읍 성광교회) 부목사는 “부교역자로서 하는 일들이 ‘상하관계에서 지시사항을 따르는 것’이라고 보기에 그런 것 같다”며 “조력자이긴 하지만 나의 목회를 준비하며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임목사의 분신’ ‘가족’ ‘비타민’ ‘윤활유’ 등 목회에서 꼭 필요하며 성도들에게 영적 영양분을 공급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결과가 발표될 때는 격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우리가 꿈꾸는 목회현장’에 대한 부교역자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전해질 때는 장내가 숙연해졌다.
백광일(춘천 주향교회) 부목사는 “얼마 전 지하철에서 잘 아는 선배 목사님이 물건을 팔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아는 체를 해야 할 지 고민했다”며 “어려운 목회 현실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는 영적 정체성을 더 확립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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