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하균(42)의 극중 캐릭터는 대부분 독특하다. 1999년 영화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한 그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순박한 북한병사로 나와 대중에게 각인됐다. 이후 ‘지구를 지켜라’ ‘우리 형’ ‘도둑들’ ‘순수의 시대’ 등에서 개성 있는 역할을 맡았다. 25일 개봉되는 코믹 로드무비 ‘올레’(감독 채두병)에서도 신하균 스타일의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그가 맡은 배역은 30대 후반의 과장 중필이다. 뼈 빠지게 일했는데 회사 구조조정을 앞두고 부양가족이 없는 총각이라는 이유로 퇴직을 강요받는다. 열 받은 그는 사법고시 패스를 13년째 기다리는 수탁(박희순), 겉만 멀쩡하고 속은 문드러진 방송국 간판 아나운서 은동(오만석)과 함께 선배의 문상을 핑계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신하균은 “인생의 쉼표가 필요한 때 제주도에서 펼쳐지는 세 남자의 무책임한 일상탈출을 그린 영화”라고 소개했다. “제주도 풍광이 너무 아름답고 공기도 좋아서 즐겁게 촬영했어요. 중필을 연기하면서 옛 추억도 많이 떠올리기도 했고요. 젊은 시절엔 참 서툴고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아요.”
서툴렀다는 건 첫사랑 얘기다. 회사에서 잘릴 위기에 놓인 그가 제주도에서 고함도 지르고 욕도 하지만 끝내 풀어내지 못하는 응어리는 옛 연인에 대한 미련이다. “용기 있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다른 사람에게 놓치고 마는 상황, 충분히 이해가 가요. 저도 그런 적이 있었으니까요. 그땐 순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던 거죠.”
연극,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배역을 연기한 그에게도 영화 속 중필처럼 잘릴 위기가 있었을까. “회사생활을 해보지 않아서 중필 같은 경우는 아니겠지만 저를 찾지 않으면 끝나는 거죠. 아직까지는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지만 또 모르죠. 연기실력도 그렇고 육체적인 부분도 그렇고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겠죠.”
신하균은 영화에서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르고 근육질 몸매도 자랑한다. 눈길을 끄는 건 한라봉을 입에 가득 넣은 채 제주에서 만난 여자 유다인과 키스하는 장면이다. “기타치고 노래하는 장면은 많이 잘려 아쉬워요. 몸매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만든 거고요. 키스신 정말 오랜만에 해본 건데 한라봉이 터져 나와 힘들었어요. 하하.”
김우빈·이준호·강하늘 주연의 ‘스물’이 20대의 고민과 성적 욕구를 다뤘다면 신하균·박희순·오만석이 호흡을 맞춘 ‘올레’는 30대의 일탈과 연애를 그렸다. 신하균은 “저더러 아재라고 하시는 분도 있는데 아직은 오빠”라며 “박장대소는 아니지만 낄낄대면서 볼 수 있는 담백한 영화,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힐링 영화”라고 강조했다. 40대에도 여전히 천진난만한 그의 캐릭터가 빛난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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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로드무비 ‘올레’ 출연 신하균 “키스신 정말 오랜만인데 한라봉 터져 나와 힘들었죠”
구조조정 내몰린 회사원 역 “인생의 쉼표가 필요한 때 무책임한 일상탈출 그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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