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명호] 검사와 처가

Է:2016-07-2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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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명호] 검사와 처가
한 선배가 어느 날 모임에서 잘 아는 이의 사윗감 후보를 구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쪽에서 원하는 사윗감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정부 부처에 근무하고 있는 전도유망한 사무관(5급)”이라며 “장인 될 사람이 사업에 성공해 재력이 상당한데 차관이 될 때까지 경제적으로 충분히 도와주겠다는 뜻이 있더라.” 그러면서 사윗감이 근무하고 있어야 하는 부처 6∼7곳을 콕 찍어 제한했다. 힘이 있거나 경제·금융을 다루는 이른바 정부 내에서도 잘나가는 부처로, 퇴직 후에도 여기저기서 모셔가는 곳들이다. ‘차관’을 언급한 것은 장관이야 어차피 정치바람을 타야 하니, 본인 능력으로 그 자리까지 오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윗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장인이 결정적 스폰서를 해줄 테니 다른 사람에게 손 벌리거나 돈 문제에 얽히지 말고 흠결 없이 최고위직까지 오를 만한 사윗감을 원하는 것이다. 행시 출신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부처까지 찍어서 사윗감을 구한다는 얘기는 처음이어서 ‘중매 생태계가 진화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니면 세상물정 모를 정도로 내가 과문한 탓이거나.

처가 뒷얘기가 있는 고위 공직자들이 적지 않다. 서초동과 여의도에 흘러다니는 일부 검사나 판사(출신)들의 처가 얘기는 재산 등록이나 인사철 때마다 입소문을 탄다. 여러 입을 거치면서 좀 부풀려지고, 정보지에 오르면서 근거없이 확산되기도 한다. 지금 대한민국 검찰을 뒤흔드는 진경준 검사장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의혹에도 어김없이 처가가 등장한다. 그 동네는 처가 얘기가 다른 직종에 비해 좀 많은 곳이긴 하다. 이름을 대면 알 만한 검사 출신 공직자는 장인 장모가 돌아가실 때까지 처가와 거의 왕래가 없었다고 한다. 이 공직자 부부는 영호남 출신으로 결혼 때부터 반대가 심했다. 당연히 처가의 민원은 없었겠다. 행(幸)인가. 역시 조상들의 지혜는 빛난다. 뒷간과 처가는 멀리하라 했거늘….

김명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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