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CT 기업들, 콘텐츠 사업 확장 경쟁

‘일본 닌텐도·구글 사내벤처 나이앤틱이 합작한 포켓몬 고와 애플의 타임워너 인수 시도의 공통점은?’

스마트폰 등 전통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이 침체를 맞으면서 방송 영화 음악 등 콘텐츠 사업이 글로벌 ICT 업체들의 새로운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ICT 업체들도 콘텐츠의 잠재력에 더욱 관심을 갖고 정부도 콘텐츠를 산업 측면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19일 ‘글로벌 ICT 기업들의 이유 있는 콘텐츠 사업 확장’ 보고서에서 “ICT 기술과 콘텐츠 서비스 간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콘텐츠 사업 강화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ICT 업체들이 콘텐츠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기존 전통 ICT 시장의 성장둔화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15억대 수준으로 지난해 대비 7% 성장에 그치면서 전년도(14.4%)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IoT)도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지만 실질적 비즈니스 모델 사례는 많지 않다.

이에 따라 ICT 업체들은 방송 영화 음악 게임 등의 콘텐츠 서비스를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적극 육성하고 나섰다. 애플은 전체 매출 중 콘텐츠, 서비스 사업이 아이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트위터는 올해 독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사운드클라우드에 70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콘텐츠 시장에 진출했다.

콘텐츠가 이미 소비자들에 의해 검증된 분야라는 점도 ICT 업체들의 구미를 당기는 부분이다. 수익 모델이 불확실한 다른 사업과 달리 콘텐츠는 거대 시장을 형성했다. 맥킨지 조사결과 지난해 기준 글로벌 가정용 비디오 시장은 3320억 달러, 게임은 940억 달러 규모다. 한마디로 검증된 안전자산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추세적으로도 인공지능·센서와 같이 ICT 업체들이 강점을 지닌 기술들이 최근 콘텐츠 서비스와 활발히 융합되고 있다. 포켓몬 고의 열풍은 증강현실(AR)이라는 ICT 기능과 포켓몬이라는 콘텐츠의 결합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LG경제연구원 신재욱 연구위원은 “스마트카, 가상현실(VR), 스마트홈 등 향후 펼쳐질 ICT 생태계 관점에서도 콘텐츠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ICT 업체 역시 콘텐츠 친화기업이 돼야 발전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분야 규제에 급급한 정부의 자세도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규제 측면에서 콘텐츠를 바라보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와 맞지 않다”며 “콘텐츠가 산업을 이끌어가는 시대가 온다는 생각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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