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일기는 기도, 성경읽기와 같아… 유행탈 일 아냐”

영성일기 쓰기의 성경적 근거를 살펴보고 신학적으로 점검하는 ‘영성일기 콘퍼런스’가 18일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에서 열렸다. 영성일기 제자훈련을 위한 목회자 세미나와 달리 신학적 연구에 초점을 맞춘 콘퍼런스는 처음이다.

5년 전부터 영성일기 운동을 펼쳐온 유기성 목사는 “영성일기를 쓰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이 운동의 확산에 있어 성경적으로나 교회사적, 조직신학적으로 분명한 점검이 필요해 마련했다”며 “해마다 콘퍼런스를 개최해 영성일기 운동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영성일기도 제자훈련이나 성령은사운동처럼 한때의 유행으로 지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영성일기는 주님과 친밀히 동행하는 삶을 매일 기록하자는 것으로, 기도와 성경읽기가 유행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주님과 동행하는 일 역시 유행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덴버신학교 정성욱(조직신학) 교수는 ‘삼위일체 신학과 영성일기’란 주제 강연에서 “한국에서 주님과의 교제를 누리기 위해 시도됐던 큐티, 말씀묵상, 하나님의 임재연습 등을 통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영성일기를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다만 기독교 교리와 신앙고백에 대한 적절한 지식이 없을 경우, 영성일기가 개인의 잘못된 확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며 “공동체 안에서 점검받으면 그런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이것만 보완된다면 영성일기는 모든 성도들에게 구체적인 유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리교신학대 이은재(역사신학) 교수는 17∼18세기 경건주의 사상가 아우구스트 헤르만 프랑케의 일기를 중점적으로 분석하며 ‘경건주의와 영성일기’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일기를 쓸 때 대단한 것을 하나님께 보고해 올리는 게 아니라 내 삶의 작은 상처와 찢어지고 나뉜 갈등을 기록하면서 추한 모습을 보고드릴 때, 그것도 품어주시고 만져주시는 분 안에서 참된 위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남신학대 유재경(영성신학) 교수는 사막 교부시대 성 안토니의 일기,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월든’에 쓴 일기에 대한 언급을 소개하며 “영성일기는 영성훈련 방법 중 하나이지만 일기를 쓰는 가운데 영성형성의 다양한 능력과 요소들을 함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성일기 사역단체인 위지엠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1100여명이 등록했다. 이 중 65% 정도가 목회자로 영성일기에 대한 목회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성남=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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