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 평균 나이 65세… “웃기다보니 나이도 잊었니더”

“실버극단 ‘왔니껴’의 세 번째 정기공연 ‘마뜰연가(戀歌)’ 보러 가시더!”

경북 안동 지역 실버극단 ‘왔니껴’의 공연이 주민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전문배우가 아닌 어르신들이 관객들에게 무대를 내주는 ‘어울렁 더울렁 흥겨운 마당극’이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7시 안동댐 인근 ‘세계 물 포럼기념센터’ 대강당에서는 실버극단 ‘왔니껴’ 세 번째 정기공연 ‘마뜰연가’의 흥겨운 막이 오른다.

‘마뜰연가’는 ‘마뜰’이라 불리는 안동시 용상동의 지명에 얽힌 설화를 웃으며 즐기는 마당극으로 풀어내는 연극이다. ‘왔니껴’는 ‘왔습니까’라는 안동 사투리다.

‘우리네 어매·아배’ ‘할매·할배’의 구수하고 정겨운 안동 사투리 대사에 저전농요가 어우러지고 신명나는 가락이 흥을 더하는 무대다.

놀몸협동조합(이사장 강준용)이 창립한 극단 ‘왔니껴’는 어르신들이 평생 살아온 마을의 오랜 이야기를 연극무대를 통해 지역민과 공유하고 함께 즐기고자 설립됐다.

평균 연령 65세의 실버극단 ‘왔니껴’는 지난해 5월 안동 예술의전당에서 임하댐 수몰민의 애환을 담은 ‘월곡빵집’을 창단공연으로 올리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어르신들의 애환을 경쾌한 수다로 풀어내는 ‘잠 좀 자시더’ ‘마뜰연가’ 등 작품을 10여 차례 무대에 올리고 있다. 단원 25명 모두가 60세에서 74세까지 지역 어르신들로 구성된 ‘왔니껴’ 배우들은 지역에 전해져 오는 이야기를 직접 모아 재구성해 대본을 쓰고 연극에 필요한 소품도 손수 만든다.

공연 때마다 스스로 해야 했던 분장은 최근 이들의 좋은 뜻에 공감한 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재능기부해주고 있다.

‘왔니껴’ 공연은 매회 관객의 박장대소와 감동에 찬 박수갈채를 받으며 초청공연 횟수를 늘려가고 있다. ‘왔니껴’ 권영숙(68) 단장은 “앞으로도 계속 안동 곳곳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각색해 무대에 올릴 것”이라며 “우리 안동사람의 삶을 오롯이 담긴 이야기들을 아동극으로 만들어 유치원이나 학교로 찾아가 아이들과 소통하며 애향심을 심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한여름 더위를 시원한 웃음으로 식혀줄 ‘마뜰연가’는 선착순 입장해 관람하는 무료공연이다. 연출을 맡은 이철진 감독은 “세대를 아우르는 흥겹고 뜻 깊은 무대이니만큼 부모님을 모시고 자녀들과 함께 관람하면 가족간 정을 나누는데도 더 없이 좋을 것”이라고 권장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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