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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관료·野 시민단체 출신들 ‘입법 전선’ 맹활약

첫 임시회 발의법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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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입법 전쟁’에서 여야의 대표선수도 극명하게 갈렸다. 정부 협조 아래 핵심 사업을 밀어붙여야 하는 여권은 박근혜정부 등 관료 출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반면 10년 만에 정권 교체를 꾀하는 야권은 직능·시민단체 출신 전문가를 중심으로 야성을 강화했다. 여야 초선은 국회 입성 한 달여 만에 147건의 법안을 발의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관료 대 야성

올해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끝으로 국회에 입성한 새누리당 추경호 의원(초선)은 33년간 정부 각 부처에서 일한 정통 관료다.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친 대표적 ‘경제통’이다. 그가 20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조세·규제 완화와 관련된 7건의 법안을 발의한 것은 이런 경력과 무관치 않다. 전업주부의 연금소득공제, 창업기업 투자 시 소득공제율 인상 등 미시적 내용은 물론 기업소득환류세제 개선을 위한 법인세를 개정하는 ‘큰 그림’용 법안도 제출했다. 당 일자리특위 부위원장을 맡으며 새누리당 초선 의원 발의 법안(33건)의 20%를 혼자 책임졌다.

고용노동부 고위 공무원 출신인 이완영 의원(재선)은 박근혜정부의 ‘노동 4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의 김광림 정책위의장(3선)도 ‘규제개혁특별법’을 재발의했다. 이들은 20대 국회에서야말로 현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노동·규제 개혁’을 성공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야권에서는 직능·시민단체 출신이 선봉에 섰다. 한국노총 출신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를 맡은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재선)은 노동 관련법을 9개나 내놓았다. ‘특수고용노동자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 의무가입 3법’과 ‘유해·위험 업무 하도급 전면금지법’(구의역 법)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특수고용노동자 보험 의무가입법의 경우 19대 국회 환노위에서 여야 이견이 없었던 법안이라 여소야대 20대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대 중이다.

주빌리은행 대표 출신인 더민주 제윤경 의원(초선)은 1호 법안으로 소멸 시효가 완성된 채권의 추심을 금지하는 일명 ‘죽은 채권 부활 금지법’을 발의했다. 그가 몸담았던 주빌리은행은 부실채권을 매입한 뒤 소각해 서민들의 빚 탕감을 돕는 비영리 시민단체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초선)은 정부의 ‘꼼수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방지하는 법안 등 3건을 발의했다. 조만간 재벌·공정거래위원회 개혁 법안도 제출할 예정이다. 그는 정치·경제 권력을 견제하는 역할에 충실한 경제개혁연구소 출신이다.

가사 전문 변호사이자 한국여성변호사회장을 역임한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초선)은 가정·여성 관련 입법에 매진했다. 이혼 시 재산분할 권리 확보 법안, 아동·청소년·여성 대상 범죄 처벌 강화 법안 각각 2건 등 모두 9건을 발의했다.

의사·벤처창업자 출신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재선)도 벤처창업을 장려하고 공정한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4개 법안을 발의했다. 이들 법안의 주요 내용은 국민의당 20대 총선 공약이었으며, 고스란히 대선 공약이 될 전망이다.

초선의 지원 사격

20대 국회 전체 초선 의원들(132명)은 150건에 가까운 법안 발의 실적을 올리며 재선 이상 의원들에게 정책 역량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발의 실적은 19대 초선의 같은 기간 실적과 비교해도 다소 높은 편이다.

초선 의원이 입법에 집중한 분야는 쟁점 이슈인 경제 민주화(9건)와 구악(舊惡) 행태 철폐를 위한 정치 개혁(9건)이었다. 더민주 경제민주화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최운열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 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 등 5건의 법안을 냈다. 이 법이 통과되면 다양한 경제주체가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고발할 수 있게 된다. 더민주 백혜련 김해영,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 등은 체포동의안 포기,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 등 의원 특권을 과감히 내려놓는 내용의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비난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발 빠르게 민심을 반영해 이를 강제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누리과정’(6건)과 ‘저출산·청년 일자리’(6건) 이슈도 관심이 집중됐다. 당선 초반 지역구 관리에 특히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지역구 관련 법안(8건)도 다수 제출됐다.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정치학)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초선이 주요 현안에 대해 의욕적으로 법안을 내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법안 제출 과정에서 당내 의견 수렴을 충실히 하고, 향후 법안 통과를 위해 각 상임위에서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문동성 고승혁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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