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여야 발의 법안 보니… 與, ‘박근혜 숙원’ 법안 vs 野, ‘수권 정책’ 밑그림

여야 발의 법안 보니… 與, ‘박근혜 숙원’ 법안 vs 野, ‘수권 정책’ 밑그림 기사의 사진
이미지를 크게 보려면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여기를 클릭하세요

20대 국회의 ‘입법전쟁’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대권 그림을 그리는 야권, 정권 사수 배수진을 친 여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법안은 절반 이상이 정권 탈환용이자 수권정당으로서 내놓은 정책 비전이다. 여당은 현 정권의 임기 말 권력누수를 막고, 보수층을 총결집해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기 위한 필사적인 총력전을 펼쳤다.

‘정권교체’ 野의 큰 그림

야권은 경제민주화에서 복지, 노동, 청년, 세월호 사고까지 그동안 야권이 강조했던 ‘이슈’를 총망라했다. 경제 심판론과 양극화 해소 등 총선 이슈를 법안 심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부각시키고, 대선 어젠다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정권교체 후 ‘집권여당’으로서 국정운영의 밑거름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야권의 경제 법안 큰 줄기는 대기업 견제를 골자로 한 경제민주화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상법 개정안에 이어 ‘재벌 저격수’ 박영선 의원도 대기업의 편법 경영 및 경영권 승계에 제동을 거는 4건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회사 임원에 부실 경영 책임을 물어 보수를 환수토록 한 상법 개정안을, 더민주 오제세 의원은 횡령·배임 사건 범죄자의 법정 형량을 상향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을 냈다.

법인세 정상화 및 복지 재원 확보를 위한 증세 의지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더민주 김영진 의원은 과세표준 10억원 초과 소득자의 세율을 최고 50%로 늘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내놨다.

복지 법안은 출산정책에서부터 노년기까지 전 연령대를 겨냥했다.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국민연금 기금으로 신혼부부에게 공공주택을 제공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과 채용절차공정화법은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층 공략용이다. 서울지하철 구의역 안전문 사고를 계기로 한 비정규직 보호 법안도 야당에서만 9건 발의됐다.

영유아를 둔 부모에게는 누리과정(만 3∼5세 보육과정) 문제로 ‘어필’하고 있다. 과반을 차지한 야권 공조로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강제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유아교육법·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세난에 시달리는 서민을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복수 발의됐다. 기초연금인상법 등 급속히 인구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그레이 표심’을 향한 법안도 14건이나 됐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제민주화나 복지 문제를 정치적 구호로 외치는 것보다 실제로 법안을 내고 이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야권 이슈를 부각시키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며 “내년 대선은 물론 정권교체 후에도 국정운영의 밑거름으로 삼으려는 전략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국민의당이라는 제3당 출현에 따른 야권 내 경쟁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여당의 2인3각 ‘돌파구’

새누리당은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박근혜정권의 숙원 법안을 대거 내세우며 ‘정권 사수’ 총력전에 나섰다. 임기 말 국정운영을 돕고, 야당과 각을 세워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서다. 정부도 첫 임시회 기간에 지난 20년간 최고 수준인 75건의 정부입법 법률안을 내고 긴밀한 공조에 착수했다.

우선 현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노동개혁 관련 4법이 모두 재발의됐다.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파견법 개정안 등 노동 4법은 19대 국회 하반기 여야 극한 대립 속에 자동 폐기됐었다. 여야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경제활성화 법안도 대부분 부활했다. 새누리당은 규제개혁특별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법 등을 국회 개원일에 재발의했다. 정부·여당이 처리를 강력 요구한 사이버테러방지법도 같은 날 당시 새누리당 소속 의원 전원(122명) 명의로 제출됐다.

복지·민생 분야 법안을 71건이나 발의해 민심을 따랐다. 보수 집결을 위해 경제 분야에 집중했다. 새누리당은 복지·민생에 이어 경제·산업 분야에 두 번째로 많은 22건의 법안을 냈다. 새누리당 박성중 의원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 공공 구조행위 중 부상한 이에 한해 의사상자 지정 전 의료급여를 지급하는 내용의 의사상자예우법 개정안을 내는 등 현안에도 관심을 쏟았다.

여당 의원 법안 발의 건수가 야당 의원에 비해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정부입법 때문이다.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춰야 해 의원이 ‘개인기’를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정부입법 법률안은 같은 기간 15대 국회 16건, 16대 22건, 17대 56건, 18대 25건, 19대 19건이 발의됐었다.

최승욱 문동성 고승혁 기자 apples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