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천지 중국어선 손본다

어민들의 골칫거리인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을 막기 위한 전담 단속팀이 9월부터 출동한다. 또 어민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연평도 근처에서 조업 시간과 구역을 늘려주기로 했다. 해양수산부와 외교부 등 7개 부처는 11일 이 같은 내용의 중국어선 불법조업 근절 및 서해5도 어업인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서해 꽃게잡이철이 시작되면 백령·대청·소청·연평도 인근 해역에 중국어선 200∼300척이 몰려와 불법으로 꽃게를 잡아간다. 국내 어선의 올 1∼4월 꽃게 어획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5%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연평도 어민들이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중국어선 2척을 직접 나포하는 일까지 발생해 정부가 대책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우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전담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가을 꽃게잡이철이 시작되는 오는 9월부터 전담 조직을 운영한다. 꽃게잡이철인 4∼6월, 9∼11월에는 무장과 기동성을 갖춘 중형 함정과 방탄보트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불법 조업 중국어선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다. 정부는 중국어선의 불법 정도가 크다고 판단되면 어선을 몰수하거나 없앨 방침이다. 한·중 양국에서 조업을 허가받지 않았거나 영해를 침범하고도 한국 정부의 단속에 폭력으로 저항하는 중국어선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 10월 한·중 정부는 불법 중국어선 몰수·폐선에 합의했다. 그러나 ‘몰수·폐선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이어서 실효성이 낮았다. 정부는 9월 중 배타적경제수역(EEZ) 어업주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몰수·폐선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으로 바꿀 계획이다.

중국 어민이 한국 정부에 몰수된 배를 찾아갈 때 내야 하는 담보금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높인다. 해수부 관계자는 “중국어선이 사실상 폐업을 해야 하는 수준의 액수”라고 설명했다. 또 불법 조업을 하다가 단속된 어선이 한국 정부뿐 아니라 중국 정부에서도 이중 처벌받을 수 있도록 불법 중국어선을 그냥 풀어주지 않고 중국 해경에 인계하기로 했다.

불법 중국어선의 피해를 받고 있는 서해5도 어민을 지원하기 위해 조업이 금지됐던 연평도 근처 해역 12㎢에서 조업을 허가하기로 했다. 안전상 이유로 일출부터 일몰 사이에만 허가하던 조업을 일부 해역(62㎢)에서는 일출 30분 전부터 일몰 1시간 후까지 허용한다. 한 달간 시범 적용하며 국방부와 관계부처 합의를 거쳐 9월 중 실시될 계획이다.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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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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