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7일 프랑스 리옹의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유로 2016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포르투갈의 2대 0 승리를 이끌었다. 0-0으로 맞서 있던 후반 5분 호날두는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하파엘 게레이로(로리앙)가 올린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웨일스의 골문을 열었다. 그는 3분 뒤 도움도 추가해 이번 대회에서 3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앞서 그는 최초로 유로 본선에서 4개 대회 연속 골을 기록했다.
이날 유로대회 본선에서 9호 골을 신고한 호날두는 프랑스 출신 미셸 플라티니 전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함께 유로 본선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호날두는 경기 후 대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포르투갈이 결승에 진출했다는 사실이다. 나는 지금까지 많은 기록을 깼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아갈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호날두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진화한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그는 1985년 2월 5일 포르투갈 서남단에 위치한 마데이라섬에서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마데이라섬의 빈민가에서 나고 자란 그는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여서 요리사였던 어머니의 수입으로 온 가족이 하루하루를 연명했다. 15세에 심장 부정맥 진단을 받은 그는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수술을 받은 뒤 어머니의 헌신적인 간호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어린 호날두는 체구를 키우기 위해 매일 먹던 양을 두 배로 늘렸다. 1997년 스포르팅 리스본에 입단한 후에도 걸신들린 것처럼 많이 먹었고, 하루도 쉬지 않고 개인 운동을 했다. 그 결과 공격수로서 키 185㎝, 몸무게 80㎏의 이상적인 체구를 갖게 됐다.
2011년 9월 영국 매체 ‘스카이 스포츠’는 호날두의 기량을 과학적으로 실험한 다큐멘터리 ‘한계를 실험하다’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호날두의 체지방률은 10%로 남성 모델들의 평균치보다 3%나 더 낮았다. 또 스페인 단거리 육상선수 앙헬 다비드 로드리게스와 25m 달리기 대결을 벌였는데, 호날두는 직선 코스에선 패했지만 지그재그 코스에선 이겼다. 제자리에서 점프했을 때 호날두는 일반인의 평균에 불과한 44㎝를 기록했지만 두 팔을 썼을 때 78㎝나 뛰어올라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의 평균보다 더 높은 점프력을 자랑했다. 웨일스전에서 그가 터뜨린 헤딩골이 그 증거다.
2003년부터 포르투갈 대표로 뛰고 있는 호날두는 유로 2004(포르투갈 준우승) 이후 2006 독일월드컵(4강 진출), 유로 2008(8강 진출), 2010 남아공월드컵(16강 진출), 유로 2012(4강 진출), 2014 브라질월드컵(조별리그 탈락), 유로 2016까지 꾸준히 메이저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현재 A매치 기록은 132경기 출장에 61골. 포르투갈 대표팀 역사상 최다 득점이다.
호날두는 2004년 6월 13일 포르투갈 포르투의 드라가우스타디움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유로 2004 개막전 후반 48분 A매치 1호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그는 독일월드컵을 통해 ‘득점기계’로 거듭났다. 당시 1골밖에 넣지 못했지만 기량은 크게 향상됐다. 그는 독일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탠 뒤 “난 각종 압박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난 훨씬 성숙해졌고, 팀플레이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메이저대회 첫 우승에 목이 마른 호날두는 “결승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싶다”고 말했다. 팬들은 11일 유로 2016 결승전이 끝난 뒤 ‘울보 호날두’를 보게 될까.
[관련기사 보기]
▶카노 쾅! 시거 쾅! 이대호 쾅!… 시애틀 4회에만 3홈런 '진풍경'
▶추신수 류현진 김현수 '뭣이 중헌디'… 강정호가 삼킨 하루
▶MLB 폭력방지 협약하고 첫 성폭행 사건… 강정호 퇴출?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은 강정호, 울먹이는 피츠버그
▶강정호가 성폭행이라니… 시카고 경찰서 조사 받아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