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의료원 원목실 교역자들은 큰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한 환자나 호스피스 병동 환자들에게 작은 책 한 권을 건넨다. 환자를 심방하는 중, ‘이 책이 도움이 되겠구나’ 싶은 환자들에게 꼭 건네는 책이다. 바로 지난 봄에 펴낸 ‘더 아파하시는 하나님(동연)’으로, 세브란스병원에서 투병한 환자 또는 환자 보호자 27명의 사연을 담은 책이다.
사연들은 하나같이 눈물 없이 읽기 어려운, ‘어쩌다 이런 일을 겪게 됐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 병명도 다르고, 발병 후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반응 또한 천차만별이지만 결국 병과 싸우는 시간을 통해 하나님을 다시 만나게 됐다는 고백만큼은 공통적이다. 제목은 목이 아파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희귀 악성 뇌종양인 척삭종 판정을 받고 수차례 수술을 받으며 생사를 넘나들었던 이도현씨의 글에서 따왔다. 그는 “이 난관을 뚫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모든 분들의 사랑 덕분이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죽을 병 가운데 있고, 외롭고 좌절할 때, 나보다 더 아파하시며 울고 계셨던 예수님의 사랑”이라고 고백했다.
책 발간 이후 지금까지 1500여권을 환자들과 나눠왔다. 원목실 김상진 목사는 7일 “큰 수술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이들에겐 나와 같은 병을 앓았던 누군가의 이야기가 위로와 희망이 되는 것 같다”며 “책을 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책을 본 환자 부모들이 작은 정성을 보내와 책을 더 나눠달라고 하는 경우도 적잖다. 김 목사는 “재활병원에 입원했던 어린이 환자의 어머니가 30만원을 보내와 이 책을 다른 환우 부모들에게 나눠달라고 했다”며 “장기투병의 어려움과 아픔을 잘 알기 때문에 서로 마음을 나누고 싶어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 책은 2014년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을 경험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세브란스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시 뛰는 생명의 북소리, 쿵쿵’과는 또 다르다. 병을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간 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고통 가운데 있거나 이미 하늘나라로 떠난 이들의 목소리까지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 너머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은 이들의 고백이라는 점에서 성경 욥기를 연상시킨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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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 하다 깨달은 하나님
세브란스병원 환자들 투병기 ‘더 아파하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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