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은 거스 히딩크의 감독 활동(2001. 1∼2002. 6) 전후로 크게 달라졌다. 그의 부임 전에는 연공서열과 연고주의를 중시하는 병폐가 한국 축구를 멍들게 했다. 후배는 선배의 눈치를 살피며 플레이를 하는 일이 잦았다.
히딩크는 달랐다. 실력으로 선수를 뽑았고, 이 룰을 끝까지 지켰다. 그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히딩크가 지휘봉을 잡은 첫해 한국 대표팀은 프랑스와 체코에 5대 0으로 대패했다. 그는 ‘오대영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교체 여론도 잇따랐다.
히딩크는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선수들의 체력과 전력 향상에 매진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한일월드컵에서 목표인 16강을 달성하고는 지금도 한국인 뇌리에 생생한 말을 남겼다.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16강 진입에 도취된 선수단에 의욕과 동기, 자신감을 심어준 명언이 아닐 수 없다. 그는 4강 신화를 달성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지난 2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전술·전략·투지·리더·자신감 부재를 드러냈다. 유럽파도 존재감이 없었다. 선수들은 주눅 든 모습이 역력했다. 움직임이 둔했고, 활동량은 적었다.
A매치에서 20년 만에 6골을 실점했다. 축구팬들은 한숨과 절망, 울분을 토했다. 경기를 끝까지 보지 않은 팬들도 속출했다. 그동안 자만심에 갇혔던 걸까. A매치 16경기 연속 무패, 10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은 여지없이 깨졌다.
5일 체코와의 평가전은 무기력과 무더위를 한꺼번에 날린 경기였다. 체코는 한국보다 월등히 강한 팀이었다. 하지만 윤빛가람은 어느 수문장도 막을 수 없는 그림 같은 프리킥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세계적 수문장 페트르 체흐와 맞선 석현준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대포알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막을 테면 막아보라’는 석현준의 자신감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축구팬들은 환호했다. 한국팀이 자만심을 버리고 자신감을 회복해야 할 때다.
염성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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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염성덕] 축구대표팀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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